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시바의 원자력발전소 사업 관련 손실액이 7125억 엔(약 7조 1172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도시바 주가가 하루 만에 13% 떨어졌다. 일본 원전 사업을 떠받쳐온 도시바가 원전 사업을 포기할 경우 일본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쿄증시에서 도시바 주가는 개장 직후부터 전날 대비 13% 폭락한 199.20엔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4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원전 사업 손실 등 경영 재건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에 따라 매도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이 15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미국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는 영국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신흥국에 다수 원전 수주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시바가 원전 사업을 완전 철수한다면 기술자의 유출로 이어져 일본 원전 수출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 내 원전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도시바는 지난 2011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원자로의 제작사이다. 현재 오염수에 내 방사성 물질 제거 장치와 원전 내부 검사용 로봇 등도 공급하고 있다. 향후 본격화될 핵연료 정화 사업에도 핵심적으로 관여할 계획이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도시바는 오염수 관리 등 일본 원자력 사업에 관련된 기업"이라며 "향후 상황을 제대로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영진의 위기 관리 부족으로 불거진 문제인 만큼 국가가 구제하는 방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앞서 도시바는 14일로 예정됐던 분기 실적 보고서 제출 시한을 1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웨스팅 하우스(WH)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을 두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원전 사업 손실액은 7000억 엔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바는 지난 2015년 불거진 부정회계 스캔들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주력 사업 부문 중 하나였던 TV와 PC 사업 개발을 포기하고 원자력·화력 발전 등의 발전 설비 사업 등의 인프라 사업 부문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원전 손실 전망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시가 시게노리 도시바 회장이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