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올해 만기 회사채는 2조2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이 94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6800억원과 6000억원 규모다.
문제는 조선사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급감했던 발주량이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2011∼2015년 평균 발주량의 49%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 업계 회사채 시장이 닫혀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이슈가 불거진 상황에서 현대상선 문제까지 감안하면 전체 회사채 시장도 얼어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7월과 11월에도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신용도가 낮아 기존 회사채 발행분을 갚기 위해 새 회사채를 발행하는 차환발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장기신용등급을 B+로 하향조정했다. 설상가상 수주부진으로 현금창출력도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9월 개별재무제표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110억원이다.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금융자산도 572만원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그나마 사정은 조금 낫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조선사 수주성과가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상반기 정기 평가에서 신용등급을 내리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현재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은 각각 A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시드릴 파산 우려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3월 시드릴에 드릴십 2기를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시드릴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유동성 우려가 번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시드릴로부터 대금 10억4000만 달러(1조1900억원) 중 30%만 받은 상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드릴쉽 인도일정이 지연되거나 수주계약이 취소될 경우 관련 선박의 인도대금 유입시기도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흐름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6개 회사로 쪼개지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미 발행된 회사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알짜 자산이 빠져나가면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