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대통령 후보 마린 르펜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5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에서 파리와 마르세유에 이어 세번째로 큰 도시인 리옹에서 대선 출정식을 가진 르펜은 세계화와 이슬람 극단주의를 최우선 척결대상으로 내걸었다.
오는 4월 23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은 가장 치열한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특히 최근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포퓰리즘을 등에 업은 르펜 돌풍의 성공 여부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등에서 힘을 얻었던 포퓰리즘이 프랑스 역시 장악할 경우 전세계적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날 연설에 나선 르펜은 세계화와 이슬람극단주의에 대해 강력한 비난을 퍼부었다. 르펜은 국민전선이 프랑스 국민들을 위한 당이라고 규정하면서 프랑스가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민주적인 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르펜은 "세계화가 국민들의 목을 조르고 있으며, 이것은 노예들이 생산해낸 물건을 실업자에게 파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전선은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지적인 보호주의와 경제적인 애국주의"에 따라 "지방의 혁명"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는 EU는 어떠한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면서 EU 회원국으로서의 프랑스의 지위에 대한 근본적인 재협상이 필요하며, 만약 협상이 실패할 경우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르펜은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우리는 이슬람 근본주의의 멍에 속에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정연설에는 3000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었으며, 집회장의 분위기는 흡사 축구경기나 록 콘서트처럼 흥분된 분위기였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국민전선인 앞서 4일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반 EU, 반 난민 정책 등을 골자로 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뿐만아니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세율인상 및 관세 인상 등을 추진해 보호주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프랑스에서는 유력 주자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좌우를 넘어선 '제3지대론'을 주장하면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도 대선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크롱은 4일 연설에서 르펜 공약들이 프랑스의 혁명이념인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들이라고 주장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유력 대선 주자였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아내와 자녀들을 의원 보좌관으로 허위고용했다는 스캔들이 터지면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이 1차 투표지지도에서 르펜에 이어 2위에 올랐을 뿐만아니라, 2차 결선투표에서 르펜과 맞붙어 승리하는 것으로 나오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