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과 SK건설 컨소시엄이 3조5000억원의 초대형 사업인 가칭 '차나칼레 1915' 사업을 입찰하는 과정에서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관심서한'(Support letter)을 컨소시엄에 발급보내며 금융지원을 더했다. 관심서한은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면 수출입은행이 금융지원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표현하는 것으로 구속력은 약하다.
이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터키 현지 시중은행 대비 최대 1%포인트 낮은 수준의 금리로 건설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발주처 신용도, 사업성 등 여러가지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괜찮은 부분들이 있어서 의향을 나타낸 것"이라면서 "금리 등 리스크를 줄여 나가는 과정을 통해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이같은 지원은 이번 프로젝트 수주에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투자방식(BOT, Build-Operate-Transfer, 건설-운영-양도) 인프라 사업이다. 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은 앞서 공사제안서에 운영 기간을 건설 후 16년2개월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은 16년2개월 간 도로·교량 운영권을 줘 통행료 수익으로 건설비를 회수하게 된다. 공사비는 26억8000만달러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건설사들이 재정이 뒷받침 되는 중동에서의 플랜트, 턴키 수주가 줄어들면서 신흥개발도상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흥개도국은 재정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공사를 마친 후 장기간에 걸쳐 수익을 얻는 민간투자방식을 선호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건설사들은 수출입은행 등 공공자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조달 능력은 경쟁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부족한 금융조달 능력은 신흥개발국으로의 사업 진출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282억 달러로, 전년(461억 달러)보다 39% 줄었으며 2006년 이후 최저치다. 이번달 실적은 30일 기준 15억9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억36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흥개발국에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금융조달능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곧 수주 능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면서 "국내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공공자금이 일본, 중국에 비해 적은 편이어서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는 중국·일본 기업과 국내 건설사가 경쟁하게 되면 매우 불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