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공동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의 ‘미혼남녀의 혼인 이혼 인식’ 조사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미혼 1000명)의 46.9%는 10년 후 ‘사실혼(동거)’이 결혼을 제치고 보편적으로 성행할 것이라 예측했다.
기존 결혼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견해는 33.9%로 그 뒤였다. 이외에도 미래 혼인의 모습을 ‘계약 결혼’(9.1%), ‘졸혼(卒婚)’(8.1%), ‘이혼’(1.6%) 등으로 다양하게 꼽았다.
남녀 다수(39.2%)는 ‘졸혼’(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졸혼은 이혼과 달리 법적 혼인관계를 유지한 채 부부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개념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끈 새로운 풍속이다.
혼전 계약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남녀 각각 49%, 55.4%로 나타났다. 이어 ‘계약이 아닌, 혼전 약속이 필요하다’(30.7%), ‘계약은 전혀 필요 없다’(17.1%)는 의견 순이었다. 대체로 소득이 높을수록 ‘혼전 계약을 매우 필요’로 하는 답변이 많았다.
결혼 전 꼭 약속하고 싶은 사항으로는 ‘부부생활 수칙’(18.8%), ‘양가집안 관련 수칙’(16%), ‘재산 관리’(15.7%), ‘가사 분담’(12.7%), 맞벌이를 비롯한 ‘직장생활 수칙’(11.5%) 등이 있었다.
한편 미혼 절반 이상(64%)은 혼인신고를 ‘결혼식 후’에 하는 것을 선호했다. ‘결혼식 전’에 한다는 응답은 27.2%, ‘기간 상관없이 아이를 낳은 뒤’에 한다는 의견은 6%로 나타났다. 아예 ‘혼인신고를 하지 않겠다’는 답변도 2.8%를 차지했다.
혼인신고를 결혼식 후에 하는 이유는 ‘결혼에 대한 확신 문제’(49.1%) 때문이다. 이어 ‘혼인신고에 큰 의미를 안 둬서’(27.2%), ‘가족관계등록부에 남는 기록이 싫어서’(8.1%), ‘자유롭고 싶어서’(7.3%)라고 답했다.
혼인신고를 결혼식 전에 하는 이유는 혼인 증명이 필요한 ‘전세자금 대출 및 주택 마련 문제’(37.9%) 때문이었다. 다른 답변으로는 ‘결혼에 대한 확신 문제’(29.8%), ‘혼인신고에 의미를 안 둬서’(13.6%), ‘미리 관계를 인정받고자’(8.8%) 등이 있었다.
이혼 인식에 대해서는 여성은 49.4%가 이혼 결정을 ‘긍정적’인 태도로 존중했지만, 남성은 35.1%만이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부정적’인 입장은 남녀 각각 20.5%, 13.6%로 나타났다.
이혼이 불가피한 원인으로는 ‘가족과의 갈등’(21.6%)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외도’(19.8%), ‘가정 소홀’(16.8%), ‘성격차이’(16.6%), ‘성(性)적 불화’(14.9%), ‘경제적 무능력’(8.3%) 순이었다.
남성은 이혼에 대비해 ‘준비하려는 게 없다’(25.5%)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여성은 ‘비자금 마련’(25.9%)으로 대비하겠다는 의견이다. 다음으로 남성은 ‘혼전 계약서 작성’(23.7%)과 ‘혼인신고 보류’(16.9%)를, 여성은 ‘자녀 출산 보류’(17.1%)와 ‘혼인신고 보류’(16.9%)를 대비 방법으로 택했다.
혼인 이혼 인식을 담은 ‘대한민국 2030 결혼 리서치’ 보고서는 전국의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남성 502명, 여성 498명)을 대상으로 2016년 11월 10일부터 11월 21일까지 설문 조사를 진행해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