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세종시 역시 충북도의 택시 요금을 인하 방침이 발표되자 택시요금 인하 카드를 꺼내들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충북도가 지속적으로 세종역 신설을 저지해왔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택시요금 인하로 설치를 맞겠다는 카드로 비춰지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국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세종역 당위성을 밝히면서 이에 따른 명분으로 충북도 역시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데 노력하겠다는 제스처로 보여진다. 하지만 세종시는 "택시요금 조정은 세종역과는 무관하다"며 잘라 말했다.
정부가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한 KTX 세종역 설치 여부를 놓고 양 도시 간 한치의 양보없는 이른비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표면적 이유는 택시승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겠다는 취지였다. 이는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오는 KTX 요금이 1만 8500원이지만,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택시요금은 2만1000원인데다 가 짧은 운행시간에(20분)에 할증까지 붙은 택시요금에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된데 따른 것.
따라서, 다음달부터는 오송역에서 세종청사까지는 미터기 거리요금 기준은 기존 20,360원에서 복합할증 분 4,720원(23.2%)을 뺀 1만 5,640원으로 인하된다.
세종시도 마찬가지다. 세종지역에서 운행되는 택시 요금을 인하키로 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내달중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오송역 구간의 택시요금을 1만 6천원으로 인하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1만 9천원 수준의 요금을 3000원(16%)정도 인하, 1만 6천원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각에선 세종역 설치를 저지하기 위한 충북도의 정치적 공작이라는 시각도 다분하다. 오송역이 생겨나고 그동안 계속된 민원에도 아랑곳 않다가 세종역 신설과 맞물려 택시요금 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 편의를 빙자한 정치공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KTX 세종역 설치 타당성 용역 결과를 오는 4월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다 가 국민 편의를 명분으로 내세운 세종시와 버금가는 반대 명분을 쌓기위한 것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앞서, 충북도는 택시요금 인하 조정을 발표하면서 "택시요금이 비싸 KTX 세종역 신설의 필요가 있다는 세종시 정치권의 주장이 더 이상 설득력을 잃게 됐다"며 "세종역 전면 백지화와 충청권 균형 발전을 염원하는 162만 충북도민의 결집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자평한 바 있다.
세종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선 택시요금 문제를 세종역 신설 문제와 결부시키려 하지만 이 문제는 세종청사와 오송역을 오가는 방문객들과 시민들의 불편을 간과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게다가, 택시요금 인하와 함께 충북도는 오송역과 세종청사 구간을 '택시공동사업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후 세종역 설치로 파생된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종역 신설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어떤 교통수간을 이용하건, 국민 스스로의 판단을 자치단체가 우롱한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국민들이 오송역에서 하차 후, 택시를 타고 세종시로 이동하건, 또다른 열차를 타고 조치원역에서 하차해 세종청사로 이동하건 그건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몫이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결정권"이라며 "세종역이 신설된다 해도 열차 시간대와 입·좌석 결과에 따라 오송역과 세종역을 이용하는 것은 이용객들의 몫"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