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춘제(春節) 연휴를 앞두고 중기유동성 공급에 나선 인민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다양한 수단으로 유동성을 신중하게 조정하고 있는 중국의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MLF로 은행권에 2455억 위안(약 42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시에 금리를 인상해 주목됐다. 인민은행은 MLF 1년물 금리는 기존의 3%에서 3.1%로, 6개월물 금리는 2.85%에서 2.95%로 각각 10bp씩 인상했다.
최근 인민은행이 춘제를 앞두고 특정은행을 대상으로 28일간 한시적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유동성을 공급하되 그 범위를 크게 제한한 것은 지난해 춘제 전 지준율을 인하한 것과 격차가 크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춘제 연휴 후에도 MLF로 1630억 위안의 유동성을 풀었으며 당시 6개월물, 1년물 금리는 기존의 3.0%, 3.25%에서 2.85%, 3.0%로 하향조정했었다.
천젠헝(陳健恒) 중국국제금융공사(중금공사) 고정수익부 관계자는 "이번 MLF 금리인상은 최근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고 지난해 말부터 신용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을 의식한 결과"라며 "통화 당국이 긴축 신호를 보내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조정하고 금융 레버리지 축소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국 통화정책은 '완화' 보다는 '긴축'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중신증권도 "금융 레버리지 축소, 최근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 등을 의식한 행보로 지금까지 중·장기금리가 너무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25일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MLF는 인민은행의 통화 정책 방향을 알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MLF 금리 인상이 '기준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이번 조치를 달라진 경제 펀더멘털에 적응하고 금융 레버리지 축소, 환율 안정을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MLF는 인민은행이 은행권에 자금을 공금하는 주요 수단으로 2014년 9월에 등장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지준율, 기준금리를 직접 손대지 않고 MLF, 단기유동성조작(SLO), 단기유동성창구(SLF) 등을 통해 유동성을 조절하고 있다. 미세적 조정이 가능하고 시장에 주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MLF는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사회자금조달 비용 변화를 이끄는 풍향계로 비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