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퇴임을 코앞에 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괜찮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불안해하는 미국을 다독였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가 미국의 핵심 가치를 위협하려 한다면 나서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차기 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사회적 차별, 선거권의 훼손, 언론 탄압, 이민자 강제 추방 문제에 대해서는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미국의 핵심 가치가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대선 기간 중 트럼프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거나 수백만 불법 이민자를 추방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과격한 공약은 지난 8년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진보적 아젠더를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라 분열과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통적으로 대통령의 마지막 기자회견은 온화한 톤으로 진행되지만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는 정치적인 발언이 무게를 더했다고 AFP는 설명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딸들이 트럼프 당선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르치려고 한다. 세계의 종말은 정말 세계가 끝났을 때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혼자서 화를 내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일상 업무를 보는 브리핑룸에서 이뤄졌는데 여기에도 정치적 의미가 들어있다고 외신들은 풀이했다.
뉴욕타임스는 자신에 비판적인 주류 언론을 부정직하다고 비난하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언론에 제한을 가하지 말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