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음식물만 5만원으로 상향? 농수축산·화훼업계 '울상'

2017-01-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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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 '5·5·10만원'으로 가액한도 수정 보도에 '사실무근'

설 대목 사라진 전통시장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김선국 기자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가액 한도를 '3·5·10만원'에서 '5·5·10만원'으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기존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의 가액 한도를 음식물 허용 기준만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리겠다는 시행령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수정안이 농수축산물 판매 장려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농협 축산경제 부문 관계자는 18일 관련 보도와 관련해 "현재 김영란법이 3·5·10만원으로 제한하면서 축산업계 타격이 상당하다"며 "설 명절에는 축산농가 연소득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인데 5만원 이하의 선물로 영란세트를 만들기란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또 한우협회 관계자는 "한우의 경우 5만원이하의 선물 세트를 만들면 등심이나 안심 등 구이용 부위는 넣을 수 없고, 족발이나 사골, 불고기 등 비선호부위로만 채워야 하는 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라며 "정부가 혹여나 5·5·10으로 가격 상한선을 제한할 경우, 축산을 비롯해 농어민들의 배신감은 상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김영란 법을 개정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농수축산물을 제외하는 것"이라며 "그게 안되면 최소 10만원에서 20만원을 상한선을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란법으로 타격이 큰 화훼업계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화훼협회 관계자는 "현재 법에는 애경사가 있을 때 화환·조화 등 꽃선물을 하거나 축의금·조의금 중에 선택하게 돼 있다"며 "대부분 돈으로 내지, 화환이나 조화를 사지 않기 때문에 화훼 시장은 죽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각각 따로 봐야하고 선물 금액도 20만원까지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설·추석 등의 명절 기간이나 농·축·수산물 등 특정 업종에 대해 법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이다.

또 설 명절 이전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입법예고·법제심사·규제심사 기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오히려 한걸음 더 나아가 '5·5·10만원' 수정 검토는 ‘사실무근’이라고까지 선을 그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이날 “가액 한도를 5·5·1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고, TF회의에서도 전혀 거론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액 한도를 변경하는 것은 이 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본 뒤에야 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며 “설사 실태조사 결과 가액 변경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민감한 사안이어서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 등 실태조사를 마무리한 뒤 경제 파급효과 등을 분석하고 이르면 3월 초에 시행령을 개정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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