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SWOT 분석 ④] 유승민, 개혁보수의 아이콘···안희정, 친노 적자의 충청대망론

2017-01-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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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양강 그룹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들을 바짝 쫓고 있는 이들도 있다.

단순 지지율을 떠나 각 진영에서 대표적인 다크호스를 꼽으라면 보수진영에선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진보진영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탄핵정국이라는 유동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돌발악재로 선두 주자들의 낙마 시 이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 劉 보수를 개혁하는 구심점…줄·푸·세 등 과거 행적 발목

유승민 전 대표의 강점(strength)은 무엇보다 ‘개혁보수’의 이미지다. 그의 이같은 이미지는 크게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2가지 사건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첫 번째는 지난 2015년 이른바 ‘시행령 항명’으로 유 전 대표가 동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정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이후 그는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버림받았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의 견제로 공천 파동을 겪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국회에 입성했다. 보수진영에서 임기 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장인 대통령에게 항명을 하는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 파동으로 유 전 대표는 변방으로 밀려났지만 예기치 못한 탄핵정국이 펼쳐지면서 ‘진정한 보수’를 추구하는 그의 신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개혁보수의 이미지는 양날의 검처럼 그에게 약점(weakness)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재벌개혁과 사회적 기본법 등 보수진영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정책들을 들고 나와 이슈가 되기도 하지만 정통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와 모순되는 부분들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와 경쟁을 지향하고 노동유연성 등을 추구하는 보수정당의 기조를 지키면서 자신의 정책을 조화시켜하는 숙제가 그 앞에 놓인 셈이다.

유 전 대표에게 기회(opportunity)는 반 전 총장의 귀국과 함께 펼쳐지고 있다. 새누리당 탈당 후 기존 수구세력과의 연대를 끊고 새로운 세력을 규합하려는 그의 의지대로라면 제3지대 통합의 변화 속에서 그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반면, 유 전 대표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대선주자로 자리 잡더라도 한나라당 시절부터 이어온 과거 행적이 그의 발목을 잡을 위협(threat)요소로 꼽힌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지금은 사람들이 유 전 대표의 과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만, 노무현 정부 초기 참여정부를 좌편향 정권이라며 가장 먼저 공격한 사람이 유 전 대표였다”라며 “2007년 대선에선 줄·푸·세(줄이고 풀고 세우는)정책을 주장하다가 지금 와서 증세를 말하는 부분도 모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줄·푸·세’는 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뜻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모델이다. 이 모델의 기초를 박 대통령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한 유 전 대표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 安 친노의 충청대망론…문재인의 페이스 메이커 이미지

1965년생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현재 거론되는 대선주자들 중 동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가장 젊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참여정부와 운명을 함께 한 점도 강점(strength)으로 작용한다. ‘친노의 적자’라 불리면서도 호남에서 인기가 있다는 점이 문 전 대표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4·13 총선 당시 호남에서 국민의당 돌풍이 보여주듯 문 전 대표를 향한 호남의 싸늘한 시선이 여전히 대선에서 위험 요소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 전 총장이 기반을 두고 있는 충청도가 안 지사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에서도 야권 주자로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선 도지사로서의 행정 경험도 충청대망론을 뒷받침하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안 지사의 가장 큰 약점(weakness)은 노무현 정부 시절 삼성으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다. 당시 안 지사는 2004년 9울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친노 적통을 자처하지만 문 전 대표에 비해 전국적 인지도가 미약하다는 부분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대선에서는 과거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내세운 ‘무상급식’과 같은 간결하면서도 인상 깊은, 자신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필요한데 안 지사에게는 아직 특별한 상징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지사에게 기회(opportunity)는 언제든지 열려있다. 일각에서는 안 지사를 문 전대표의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육상경기에서 출전 선수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뛰는 선수)’로 지칭하지만, 자신은 오히려 문 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 메이커라고 반박했다.

탄핵정국에서 펼쳐지는 대선인 만큼 돌발악재로 문 전 대표가 낙마할 경우,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확장성을 가진 후보는 안 지사 밖에 없다는 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안 지사에게 위협(threat) 요소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친노 패권주의의 영향이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안 지사를 향한 비수가 돌아올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선을 앞두고 친노 세력에게 타격이 있는 비리사건 등이 터질 경우 친노의 적자인 안 지사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며 “특히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안 지사 입장에서는 2인자 역할만 하다가 본선에 가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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