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 "입주가 잘 되고 있냐구요? 보시는 대로에요. 입주 초창기인데 이사 차량들도 많지 않고, 매물을 찾는 손님들도 드물고… 이곳 분위기가 바깥 날씨만큼이나 춥네요."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세찬 눈보라가 몰아치며 영하 10도 안팎의 기온을 기록했던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차량으로 1시간 20분 정도 걸려 경기 양주신도시 A-9블록에 위치한 대우건설의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에 도착했다.
◆ 매매·전세·월세 거래 부진 3중고…3차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모든 가구가 전용면적 58㎡의 단일 면적으로 구성됐으며 3차에 걸쳐 분양됐다. 3.3㎡당 분양가는 1차가 820만원, 2차가 850만원, 3차가 950만원 선으로 회차가 거듭될수록 가격이 올랐다. 특히 1·2차에 비해 3차는 3.3㎡당 100만원 이상 비싸다.
1·2차와 3차가 입지, 면적, 평면 모두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왜 3.3㎡당 100만원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 일선 관계자들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3차의 경우 탑층 및 로얄층은 프리미엄이 없고, 이하 층은 최대 2000만원까지 시세가 깎인 채 매물이 출시되고 있다.
현재까지 입주율은 20%를 밑도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올 봄부터 계약해지에 나서는 가구도 적잖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웃돈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자후불제(중도금 50%)까지 적용돼 잔금 납부 시 입주자들의 일시적 이자 부담 가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세의 경우 집주인들은 1억5000만원 선을 희망하지만, 세입자들은 1억300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월세 역시 집주인은 보증금 2000만원에 60만원의 세를 원하지만, 손님들은 같은 보증금에 40만원 수준의 매물만 찾고 있는 실정이다.
◆ 신도시 형성 초기단계로 인프라 태부족…'노른자위' 위치한 점은 위안거리
사업지가 위치한 양주신도시는 경기 양주시 옥정동, 삼숭동, 고암동 일대에 총 1118만㎡ 규모로 개발되는 신도시다. 16만여명의 수용인구와 아파트를 비롯한 5만8000여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며, 지하철 1호선(경원선)을 중심으로 동측 옥정지구와 서측 회천지구 등 'H' 형태로 나뉜다.
이 단지는 옥정지구 내 시범단지에 속하며, 그 중에서도 '센트럴'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중심부에 위치한다. 향후 신도시 윤곽이 모두 형성되면 이에 따른 수혜를 가장 먼저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입지에 있다.
문제는 양주신도시의 기반시설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구 내에 이렇다 할 생활편의시설, 공공시설, 문화시설 등이 없고, 신도시에서 가까운 1호선 덕계역을 통해 시청역까지 가도 약 1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출퇴근하기엔 거리가 먼 편이다.
또 교통망 확충이 예고돼 있지만 올해 개통을 앞둔 구리~포천간고속도로를 제외하면 제2외곽순환도로(2020년 개통예정), 회암I.C~노원역 BRT(2020년 개통예정), 지하철 7호선 연장사업(예비타당성 조사중) 등 호재가 가시화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실수요층이라면 단지와 인접한 초등학교의 개교 예정시기가 올 9월로 당초보다 6개월 연기됐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불황기에 2000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대우건설이 분양을 1~3차로 나눴던 것처럼, 입주도 나눠 진행했다면 리스크를 보다 낮출 수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