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인화 구속…이대 입학·학사 비리 수사 급물살

2017-01-0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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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 딸 정유라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류철균이화여대 교수(필명 이인화)가 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61·구속기소) 딸 정유라씨(21)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51·필명 이인화)가 3일 구속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0시 30분께 업무방해와 증거위조 교사, 사문서위조 교사, 위조 사문서 행사, 위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류 교수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류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지난달 30일 류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다가 긴급체포한 뒤 이달 1일 그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류 교수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정유라씨를 둘러싼 이대 부정입학·학사 관리 의혹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류 교수는 작년 1학기 조교에게 정씨의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하고 정씨에게 부당하게 학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K-MOOC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과목을 맡은 그는 독일에 체류하던 정씨가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류 교수는 작년 10월께 검찰 수사와 교육부 감사가 시작되자 자신의 비위 사실을 숨기고자 조교를 시켜 정씨 이름의 답안지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 조사를 앞둔 조교들에게 자신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하면 논문 심사나 학계 활동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거론하며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베스트셀러 역사추리소설 '영원한 제국'을 쓴 작가다. 박정희 군사독재를 미화하는 소설을 펴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최근 학계에선 게임·디지털 스토리텔링 연구로 주목을 받았다.

특검은 류 교수를 지렛대 삼아 의혹에 연루된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비리 '윗선'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최 전 총장은 정씨가 응시한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전형 입시 부정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교육부 감사에서 이러한 비위 사실이 드러나 수사 의뢰됐다.

김 전 학장 역시 정씨가 부당하게 입학하도록 도운 의혹이 있다. 이대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가 추가되도록 힘쓴 인물로 알려졌다.

작년 1학기와 계절학기 출석이 미달한 정씨에게 후한 학점을 준 사실도 확인돼 해임 처분과 함께 고발 조처됐다.

류 교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의 부탁으로 최순실씨와 정유라씨를 만났고 학점도 줬다"며 "김 전 학장이 (일련의 사건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입시 때 면접 평가위원들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요구하는 등 입시 부정을 주도한 의혹이 제기된 남궁곤 전 입학처장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달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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