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캐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덴마크 현지 경찰에 체포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국내 송환 절차 착수에 나섰다.
아울러 특검팀은 '삼성 합병 찬성' 의혹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 이사장)을 다시 소환해 조사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서도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특검보는 "현재 정씨의 신병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관련 법률, 현지 사정,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이라며 "덴마크 대사 통해 정씨 측과 접촉하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씨가 송환될 경우 독일에 체류해 기말시험을 치르지 않은 정씨 대신 조교들이 답안지를 작성해 끼워 넣은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확인된 만큼 정씨는 이와 관련한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 삼성그룹, 최씨가 연루된 제3자 뇌물 혐의 수사와 관련해서도 정씨가 연루된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헤쳐 처벌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현지에서 조사를 받고 강제 추방 등 절차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에 따르면 덴마크 현지 경찰은 불법체류로 체포한 피의자를 최장 72시간까지 구금할 수 있다.
적색수배가 발령되면 인터폴 회원국 어디서든 신병이 확보되면 수배한 국가로 강제 압송될 수 있지만, 정씨에 대한 적색수배는 아직 발령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씨의 국내 송환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류철균(52·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측은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전 같은 대학에 있는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 최씨와 정씨를 소개해주며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3번이나 요청해 지난해 4월 최씨와 정씨를 1분간 만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검 측은 "류 교수와 조교들 간 대질신문서도 혐의를 부인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특검팀은 이날 오전 안 전 수석과 문 전 장관을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안 전 수석은 특검팀이 집중적으로 수사 중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작년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 의결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인물이다.
이날 조사도 박 대통령을 비롯한 윗선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검팀은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송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송 전 수석을 상대로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을 걸러내고자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청와대 내에서 리스트 관련 지시나 얘기가 오간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한편, 박헌철 헌법재판소 소장은 시무식사를 통해 "엄중한 절차를 통해 공정하고 신속한 결론을 내리기를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헌법적 비상상황에 (헌재 구성원들은) 언행에 각별히 주의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