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 바이러스, 첫 '가족감염' 확인

2017-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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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참진드기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가족 간 감염 첫 사례가 나왔다.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았음에도 SFTS 환자 분비물 등에 노출돼 2차 감염(사람 간 감염)이 이뤄진 것이다.

2일 이근화 제주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은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 연구팀과 함께 제주 지역 SFTS 사망환자 가족의 유전자와 혈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2015년 6월 제주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린 뒤 SFTS에 걸려 사망한 74세 남성의 아내를 대상으로 혈액 내 혈청을 채취해 유전자검사와 항체 검사를 했다. 이 질환의 가족 간 2차 감염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앞서 중국에서 가족 감염 사례가 나왔었다.

유전자검사(PCR)는 이 교수팀이, 항체 검사는 신·변종 감염병 검사체계를 갖춘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가 맡았다.

검사 결과 이 여성은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없었지만 SFTS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됐다. 남편의 SFTS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뒤 면역력이 생긴 결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유전자검사에서는 남편과 같은 계통의 SFTS 바이러스가 나왔다.

국내에서 가족 간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5년 2월에는 SFTS 환자를 치료하던 한 대학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이 무더기로 2차 감염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열대의학·위생학회 국제학술지(ASTMH) 최근호에 실렸다.

이근화 교수는 "2012~2013년 중국에서 3건의 SFTS 바이러스 가족 간 2차 감염이 보고된 적이 있다"고 설명하고 "SFTS는 의료인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주변인 등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만큼 SFTS 의심환자를 대할 때는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SFTS는 야외에서 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병이다. 2009년 중국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치사율이 최고 3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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