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천하제일 절경’ 루산의 진면목

2017-01-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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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봉(秀峯)관광지구 폭포[사진=인민화보 후예칭(胡業清) 기자 ]


장시(江西)성 북부에 위치한 루산(廬山)은 북쪽으로는 힘차게 흐르는 창장(長江), 동쪽으로는 안개가 자욱한 드넓은 포양호(鄱陽湖)가 있어 강, 호수, 산을 두루 갖춘 곳이다. 험준함과 아름다움, 강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며 ‘웅(雄)’‘기(奇)’‘험(險)’‘수(秀)’를 겸비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인민화보 리후이펑(李慧鵬)  기자 =1200여 년 전, 당나라의 유명 시인 이백은 천하산수를 다 다녀 봤지만 루산이 가장 장관이라며 이곳의 험준함과 아름다움을 따를 곳이 없다고 칭송한 바 있다.
루산은 지루(地壘)형 구조단구로 제4빙하기의 흔적이 남아있어 밖은 험준하고 안은 아름답다. 이 곳에선 강과 호수, 언덕과 산봉우리 등 여러 지형을 모두 볼 수 있다. 옛부터 이름 있는 산봉우리가 171개나 있다. 가장 유명한 싼뎨취안(三疊泉)폭포는 높이가 155m에 달한다. 루산풍경지구는 320㎢ 에 달하는 면적을 자랑한다.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고 2007년 1차 전국 5A급 관광지로, 2014년 1차 세계지질공원으로 각각 선정됐다.

사계절 모두가 한 폭의 산수화
루산은 일년 사계절 모두 절경을 이룬다. 진슈곡(錦繡谷)은 사계절 늘 울긋불긋한 꽃이 피어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은 ‘모색창망간경송, 난운비도잉종용(暮色蒼茫看勁松, 亂雲飛渡仍從容). 천생일개선인동, 무한풍광재험봉(天生一個仙人洞, 無限風光在險峰)’이라는 칠언절구로 진슈곡의 풍경을 묘사했다.
봄의 루산은 다양한 자태를 뽐내면서 우아하게 흐르는 구름이 많아 미묘한 정취를 풍긴다. 산 정상에서 저 멀리까지 보이다가도 구름이 금세 앞을 가려 마치 거대한 장막이 갑자기 나타나 풍경을 가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상쾌한 바람이 불면 눈 앞의 구름이 순식간에 사라져 눈 앞이 갑자기 환해진다. 하지만 때론 클라이맥스에서 뜸을 들이듯 구름이 오래도록 흩어지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기도 한다.
루산의 한포커우(含鄱口)는 남동쪽에 위치한 한포령의 산어귀로 해발 1286m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 면은 호수와 가깝다. 하나로 연결된 세 개의 산이 마치 포양호의 물을 마시려고 거대한 입을 벌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한포커우라고 부른다. 한포커우는 일출의 명당으로 한포정에서 일출이 가장 잘 보인다. 한포정에 오르면 호수의 반짝이는 물결과 산이 한 눈에 다 보인다. 마찬가지로 이곳은 달 감상의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루산에서 보는 추석에 뜨는 달은 특히 아름답다. 산 위 공기가 매우 신선하고 숲, 꽃, 새, 흐르는 폭포, 절벽에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별장촌도 있다.
루산의 별장촌은 독특한 건축 예술과 아름다운 환경이 완벽하게 결합됐다. 울창한 나무 사이에 이국적 스타일의 서양식 별장이 어우려져 있다. 아름다운 건축 조형과 합리적인 구획으로 엇갈리게 배치된 별장들은 유럽과 미국 등 각국의 건축 특징을 잘 담아냈다. 1895년 영국의 전도사 리더리(李德立)가 루산 동쪽 계곡에 외국인 전도사와 사업가들에게 각국 스타일의 별장을 건설하는 데 투자하도록 했다. 별장은 모두 단독 건축물로 건축 구도, 디자인, 스타일에는 별장 주인의 출신 국가 별로 문화와 미적 취향, 기호가 담겨져 있다. 청나라 말 민국 초기 이곳에는 세계 20여 개 국의 특징을 지닌 건축물이 운집해 몇 천 명이 살았다. 그래서 이곳은 ‘만국 건축박물관’이라고 불렸다. 루산 별장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별장은 메이루(美廬)다. 해발 1174m의 루산 서곡지역 남쪽에 자리잡은 이 별장은 중국에서 국공 양당 최고 지도자들이 거주한 적이 있는 드문 이력을 갖고 있다.
루산의 여름은 더 절경이다. 산 속 산장에 머물면 사방이 모두 산이다. 조용히 누워있으면 큰 산의 품에 안겨있는 것 같고 산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는 것 같다. 새벽, 낭랑한 새소리에 잠을 깨 푸른 산길을 산책하면 발 아래 싱그러운 꽃과 풀들이 있고, 초록 잎에는 맑은 이슬이 맺혀있어 ‘하늘 쪽빛이 내 옷을 적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화징(花徑)은 루산 구령(牯嶺)제에서 남서쪽으로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해발 1035m에 루산 3대 명사찰인 서림사(西林寺), 동림사(東林寺), 대림사(大林寺) 중 하나인 대림사가 있다. 815년 당나라의 유명 시인 백거이가 주장(九江)으로 강등돼 와 사마(司馬)가 되었다. 마음이 매우 울적했던 그는 다음해 초여름 루산을 여행하면서 대림사에 머물렀다. 대림사 옆 언덕에서 본 만개한 복숭아꽃이 매우 아름다웠다. 산 아래 봄 꽃은 이미 진 뒤였다. 백거이는 놀라면서도 기뻐 유명한 칠언절구인 <대림사도화(大林寺桃花)>를 지어 ‘인간사월방비진, 산사도화시성개(人間四月芳菲盡, 山寺桃花始盛開). 장한춘귀무멱처, 불지전입차중래(長恨春歸無覓處, 不知轉入此中來)’라고 노래했다. 때문에 이곳 ‘화징미춘(花徑覓春)’을 ‘백사마화징(白司馬花徑)’이라고도 부른다.
루산의 겨울은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한다. 청록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길을 거닐며 새소리를 듣고, 꽃향기를 맡으면서 아름다운 루산에 자기의 감정을 투영하고, 수려한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면서 루산의 은빛 얼음 세계에 취한다.
겨울, 루산 싱쯔(星子)현의 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면 머리는 차갑고 발은 뜨겁다. 고개를 들어 산을 보면 제일 높은 다한양(大漢陽)봉이 눈 앞에 펼쳐지고, 산천수로 우려낸 윤우차(雲霧茶)를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눈 덮힌 루산을 가로로 보면 옥처럼 푸르며 원근감이 제각각이고 황혼이 내려앉은 설봉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신선한 공기가 폐를 적시고 눈밭에 달빛이 반사되어 나무에 등불이 알알이 밖혀 있는 듯하고 별장 지붕은 하얀 빛을 반사한다. ‘별장 설경’은 독특한 이국적 풍경을 보여주어 마치 산 속이 아니라 유럽의 작은 성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루친(如琴)호 별장[사진=인민화보 친융옌(秦永言) 기자]

 

싼뎨취안폭포[사진=인민화보 친융옌 기자]

 

루산하 동로175호 별장, 미국 아담 부인의 별장으로 1896년 건축됐다. 기록에 따르면 마오쩌둥 주석이 이곳에서 하룻밤 머물렀다고 한다.[사진=인민화보 친융옌 기자]


중국 문화·역사의 성지
루산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의 명산으로 명승고적이 도처에 분포되어 있다.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수한 문인, 명사들이 이곳에 수없이 많은 그림과 글, 인구에 회자되는 작품을 남겼다. 당인(唐寅)의 <여산도(廬山圖)> 속 관음교, 주돈이(周敦頤)가 쓴 <애련설(愛蓮說)>의 애련지 등 루산을 노래한 시와 가사 등 작품이 4000수가 넘는다. 동진시대의 시인 사령운(謝靈運)의 <등여산절정망제교(登廬山絕頂望諸峤)>, 남조시대 시인 포조(鮑照)의 <망석문(望石門)> 등은 중국 최초의 산수시 중 하나로 루산은 중국 산수시의 발상지 중 하나다.
시인 도연명은 평생 루산을 배경으로 창작했다. 그의 전원시 시풍은 이후 중국 시단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당나라 시인 이백은 루산을 5번 여행하면서 14수의 시를 남겼다. 그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는 루산 폭포와 함께 천 년을 흘러 중국은 물론 해외 중국인 사회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중국 고대 시 최상의 경지를 이뤘다. 송대 시인 소식의 <제서림벽(題西林壁)>은 널리 알려져 ‘불식여산진면목, 지연신재차중(不識廬山真面目, 只緣身在此山中)’이라는 시구는 철학적 의미가 충만한 명구가 되었다. 남송의 철학자 주희(朱熹)가 만든 <백록동서원학규(白鹿洞書院學規)>는 중국 봉건교육의 준칙과 규범이 되었고 동시에 중국 역사 문화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루산의 산수화도 루산 문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동진시대 화가인 고개지(顧愷之)의 작품 <여산도(廬山圖)>는 중국 회화 사상 최초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산수화로, 이때부터 그림의 대가들은 루산을 소재로 이 예술 형태로 루산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중국화 이론사의 쾌거로 불리는 것이 고개지의 <전신설(傳神說)>’이지만, 이는 동진의 고승 혜원(慧遠)이 루산에서 설파한 <형진신불멸론(形盡神不滅論)> 철학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문인 묵객들도 루산에 자신의 감정을 실어 굵은 획과 농후한 색채로 루산의 문화적 함의를 보다 풍부하게 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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