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저축은행업계가 올해 최고 전성기를 누렸지만 내년에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고실적을 이어 오며 몸집을 불린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지난 부실사태가 또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 선방했다. 저축은행 전체 79개사의 9월 기준 현재 총자산은 49조9000억원으로 자산 5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또 올해 1~9월 중 당기순이익은 7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6억원 증가했다. 거래자 수도 현재 504만3512명(누적기준)으로 부실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양새다.
저축은행이 고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점은 규제 완화, 저금리 기조, 서민금융 수요 확대 등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향후 금리 인상에 단계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하면서 저금리 기조가 막을 내렸다. 또 주택시장 하락세가 전망되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주 고객층은 여타 금융권에 비해 신용도가 낮다. 따라서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대출이 대거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지난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다시 한 번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열린 '저축은행 경영진 초청 워크숍'에서 김영택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적어도 내년 또는 내후년쯤 개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금리가 올라설 경우 건전성 지표가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며 “향후 2년간은 자산 건전성 관리 부문에 저축은행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치권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기준을 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어서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는 영업 행태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영업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내년 1월 쯤 본격 영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업권내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 준비가 계속 늦춰지자 업계 일각에서는 핀테크 시대에 대비할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