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러시아 공동경제활동 주도권 씨름 시작

2016-12-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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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서 쿠릴 4개섬 반환 아닌 공동경제활동으로 결론

세금ㆍ규제 등 법 테두리 둘러싸고 양국 간 논쟁 계속될 듯

일본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두 정상은 전날 야마구치현 나가토에서 1차 정상회담을 한데 이어 이날은 도쿄로 무대를 옮겨 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쿠릴 4개 섬 영토분쟁을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의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지난 15~16일 열린 회담을 통해 3조 규모의 경제협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당초 일본이 이번 회담을 통해 추진하려 했던 일부 섬의 반환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 일본 쿠릴열도 반환 '김칫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0월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일본과 러시아가 영토분쟁을 벌여온 쿠릴 열도와 관련해 양국의 공동통치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가 내놓았던 입장은 크게 두 가지다. 러시아가 4개 섬 중 하보마이, 시코탄은 일본에 반환하고 이투푸프와 쿠나시르 2개 섬을 공동통치하는 것 혹은 일본이 4개 섬 모두에서 강력한 시정권을 확보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보마이, 시코탄, 쿠나시르 3개 섬을 공동통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영토 반환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반대로 논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17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쿠릴 4개섬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협상에서 1956년 러·일 공동선언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선언에는 평화조약 체결 후 2개섬(시코탄, 하보마이)을 일본에 인도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하지만 ‘주권을 넘겨준다고는 적혀 있지 않고, 나머지 2개섬(구나시리, 에토로후)은 아예 언급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게 푸틴 대통령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 러시아-일본 공동경제활동 위한 '특별한 제도'…양국 입김 불어넣기 경쟁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쿠릴 4개섬에서 ‘공동경제활동’을 하기로 합의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경제활동에 있어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특별한 제도’를 만드는 수준으로 논의를 봉합했다. 

러시아는 자국 법 테두리 내에서의 제도를 주장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극동발전성 소관 극동지역투자촉진·수출지원국의 표도르 셰라하예프 국장은 "공동경제활동이 하루 빨리 실현돼야 한다"며 "다만 (쿠릴 4개섬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은 세금을 (러시아에)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현지 언론들은 18일 전했다. 

그가 모델로 제시한 것은 러시아 정부가 극동 지역에 설치하는 경제특구 선도개발구역(TOR)로, 규제 완화와 자유로운 인력 활용 등 각종 혜택을 주는 경제특구이지만, 러시아의 법 테두리 안에서 운용되는 곳이다. 

러나 이렇게 될 경우 일본은 쿠릴 4 개섬의 러시아의 지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되기 때문에 따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나설 것이라고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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