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과거 독재정권 시절부터 이어져 온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관치(官治·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영 고려대 교수는 4일 "관치 경제에 대한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계속 나왔던 주제"라며 "관치가 다 나쁜것은 아니지만, 부패한 경제 관료가 등장하면 이는 엄청난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정부와 정치권, 민간 기업의 어두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최순실 사태'와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한마디에 흔들리는 정책, 어설픈 시장논리에 따른 비정상적 시장개입이 등이 부정부패와 정부실패로 연결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관치를 '정부의 가이드라인'으로 보고, 시장의 자율성을 정부가 최대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편제범 숙명여대 교수는 "정부가 좋은 아이디어 등을 기초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민간 기업이 자율적으로 따라간다"며 "다만 정부가 단기적 성과 도출을 위해 시장경제 원리를 무시하면서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편 교수는 "최순실 사태처럼 뒤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다거나 정치적인 이유로 비경제적 논리를 시장에 대입시킨다면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정부가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재벌구조의 기업보다 일잘하는 벤처·중소 기업에게 인센티브가 따르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치 경제와 정치권 개입의 폐단을 끊기 위해서는 현 제도를 뜯어 고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경제 전문가는 "관련 부처나 기관 수장의 임기 동안 사안을 덮어두고 문제가 커지지 않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관치경제 구조 아래에서는 문제를 직시하고도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며 "이런 폐단을 없애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렵고 제2의 박근혜·최순실 사태와 같은 대형 비리 등의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예컨대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놓고 민관이 함께 움직였다면, 관련자들이 모든 책임을 지고 제도화 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만드는 시스템도 뒷받침 돼야 한다"며 "책임소재가 명확해지면 정치권이 로비를 하더라도 함부로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