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제주도 토지 경매 진행건수가 급증하고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등 투자 열기가 한풀 꺽였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본격적인 토지 투기 규제에 나서면서 그 효과가 경매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제주 토지 법원경매 진행건수가 약 91건을 기록하며 32개월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이중 58건이 낙찰됐으며 낙찰률은 63.7%, 낙찰가율은 97.5%를 기록했다. 평균경쟁률은 4.3대 1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 농지이용실태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토지분할 제한을 실시하는 등 각종 투기 규제 방안들이 나오면서 올해 7~9월 일반 토지 거래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경매 물건의 일반 거래로 인한 취하 물건도 감소하고,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도 가라앉으면서 경매 물건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분위기 감소 현상은 낙찰가율 하락에서도 잘 드러난다. 11월 제주도 토지 낙찰가율은 97.5%로 전월대비 24.7%p 하락했다. 2014년 4월 108.8%를 기록한 이후 30개월 연속 기록하고 있던 100% 이상 낙찰가율도 역시 11월 들어 깨졌다. 일 년도 안 된 작년 12월의 경우 낙찰가율이 225%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 낙찰가율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었다.
무차별 낙찰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1월 한 달 중 최고 낙찰가율 물건은 서귀포시 성산읍 낙산리 소재 임야(제주2계 2016-1795) 4217㎡로 감정가의 387%인 2억4510만원에 낙찰됐다. 10월 최고 낙찰가율 물건이 2639%, 9월 577%, 7월 648% 등을 감안하면 최가 낙찰가율이 많이 낮아졌으며, 낙찰된 대부분의 물건이 낙찰가율 90~150% 사이에 그쳤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사실 그간 맹지 혹은 묘지 등도 감정가의 수 배에 낙찰되는 등 과열 경쟁 및 묻지마 투자 등으로 우려를 낳았던 만큼 지자체의 적절한 규제효과로 인해 시장이 정상화 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며 "농지 전수조사로 인해 농지처분의무 토지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경매 물건, 특히 농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낙찰가율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