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지난 9월 또 한명의 스타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9세인 가수 겸 연기자 차오런량(喬任梁)은 중추절(中秋節·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9월 16일 오후 여자친구와 동거해오던 자신의 상하이(上海)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중국 공안은 타살 가능성은 없다는 법의학 소견과 차오런량 몸에 자해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에 비춰 자살로 결론지었다.
중국 전국 높이뛰기 우승자였던 그는 2005년 스타발굴 프로그램에 참가해 우승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여러 음반과 함께 드라마에도 출연해왔다. 지난해엔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소속사측은 “차오가 심각한 우울증을 앓아왔고 오랫동안 불면증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완전 무결한 상태로 대중에게 비치기를 바라면서 자신에게 가혹하게 대했던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고 전했다. 특히 차오에 대한 여러 소문과 비방이 그를 힘들게 하며 우울증을 악화시켰다고 한다.
중국 연예인 중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사례는 이밖에도 많다. 지난 3월 13일에는 드라마 감독 리샤오(李晓, 42세)가 자살했다. 2011년 10월 25일에는 배우 상위보(尚于博, 28세)가 베이징에서 투신자살했다. 상위보의 담당의사는 “그가 수년동안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2010년 7월 5일에는 배우 저우쉰(周迅)의 전 남친으로 유명한 배우 쟈훙성(贾宏声, 43세)이 14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그는 우울증과 함께 마약중독으로 고통을 받았었다. 2012년 6월에는 홍콩 가수 차이링링(蔡龄龄)이 투신자살했고, 2009년 10월에는 39세 가수 천린(陈琳)이 자살했다.
가장 사회적 충격이 컸던 사건은 2003년 4월 1일 장궈룽(张国荣)의 자살이었다. 장궈룽은 홍콩의 한 호텔 24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장궈룽은 1980년대부터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는 1987년 자서전에서 “나는 우울증에 걸린것 같다”며 “병의 근원은 자신에 대한 불만, 타인에 대한 불만, 세계에 대한 불만”이라고 쓴 바 있다. 장궈룽은 1956년생으로 향년 47세였다. 그의 죽음은 소식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만우절 거짓말로 생각했을 정도로 현실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장궈룽이 자살한 후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홍콩에서는 6명이 투신해 이중 5명이 사망했다.
연예인의 자살은 ‘베르테르 효과’처럼 전염성이 높고 오래도록 아픔으로 남는다. 그래서 스타의 자살은 남의 얘기가 아닌 우리 자신의 비참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든 자살의 배경에는 우울증이 도사리고 있다. 국제 의학저널 랜싯이 지난 5월 공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는 1억7300만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 중 1억5800만명은 단 한번도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