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지난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롯데와 SK그룹을 압수수색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최순실의 단골 성형외과가 관련된 화장품 브랜드 ‘존 제이콥스’가 서울시내 주요 면세점에 입점해 한차례 논란이 된 이후, 이날 롯데와 SK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이어지자 업계의 ‘최순실 포비아(공포증)’가 증폭되는 분위기다.
검찰의 수사 초점은 두 기업이 지난해 면세점 사업 선정을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게 아닌지 여부다. 특히 작년 관세청의 면세점 사업 심사 과정에 최순실의 영향력이 개입된 정황을 포착, 구체적인 물증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동시 탈락했다. 그러다 정부는 올해 4월 대기업 3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주겠다고 발표, 논란이 일었다.
정부의 추가 특허 발표는 롯데면세점이 미르재단에 28억원을 출연한 지 약 3개월 뒤에 나온 것이다. 특히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비공개 단독 면담이 이뤄진 직후란 점이 의혹을 낳는다. 검찰은 두 기업이 대통령과 독대 이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별도로 80억원, 롯데도 75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받아 면세점 추가 발표에 대한 ‘대가성’을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작년 하반기 롯데면세점 소공점 재승인과 관련, 롯데 임원이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접촉했다는 설도 나온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12월로 예정된 대기업 면세점 3곳의 사업자 선정이 제때 이뤄질 지도 불투명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관세청과 기재부 모두 의혹에 휘말린 만큼, 12월 입찰이 예정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면서 “지금으로선 어디든 선정돼도 문제, 안돼도 문제인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