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기업 왜 다시 압박하나...압수수색 등 강력 수사 검토

2016-11-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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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압박 위해 대기업 수사 다시 시작한다는 관측도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최근 검찰이 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씨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정부에 대가를 바라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대기업들에게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다시 칼날을 겨눔에 따라 '의도'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23일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두 재단 출연금을 지원한 대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 수사를 다시 시작해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기업들 어디까지 수사할까

검찰은 지난 20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기업들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최씨와 안 전 수석 등이 강제 모금을 지시한 주동자로 박 대통령을 지목했고,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간 면담 정황을 봤을 때 박 대통령과 대기업들에게 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일단 이들 기업들의 기금 출연이 ‘대가성 있는 뇌물’이라기보다는 ‘강압에 의한 출연금’으로 판단했다. 53개 대기업들이 두 재단에 774억원의 기금을 출연을 하는 과정에서 3자 뇌물죄 구성을 충족하는 ‘부정한 청탁’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다시 박 대통령과 대기업 간 부정한 청탁 관계를 캐내기 위해 대기업 압수수색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 의혹에 대한 수사 대상은 박 대통령을 포함해 삼성과 SK, LG, 현대차, 포스코, 롯데, 부영 등 국내 굴지 대기업 등 수십 곳에 달한다.

특히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을 냈고, 승마협회 지원 프로그램 형식으로 최씨 측에 35억원을 보냈다. 또한 삼성은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5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롯데의 경우도 지난 5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냈다가 총수 일가의 비리 의혹 수사가 시작하자 돌려받았다. 이미 롯데 측은 두 재단이 출범할 당시 수십억원을 출연했다.

검찰이 이날 국민연금공단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은 두 재단 출연금을 둘러싼 불법행위 여부를 본격적으로 수사한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향후 검찰의 수사 초점은 최씨가 주도하고 박 대통령이 측면 지원한 것으로 밝혀진 ▲ '롯데 70억 추가 지원' ▲ 'KD코퍼레이션 5000만원대 뒷돈 수수' ▲ '플레이그라운드의 138억원대 광고 일감 수주' ▲출연금을 낸 다른 대기업들의 불법행위 등이다.

◇검찰, 대기업들 왜 다시 압박하나

검찰은 이날 박 대통령 측에 오는 29일까지 대면조사를 받으라고 요청했다. 

다음달 초 특검이 가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 측과 사실상 마지막 '조사 시기 조율'을 시도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당초 입장을 바꿔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상황 등에 책임을 지고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검찰이 이번에도 박 대통령 측의 협조를 받지 못할 경우 '강제수사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로서는 특검이 시행되기 전 박 대통령을 대면조사하지 못하면 여론으로부터 '이미지 타격'을 입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대통령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또한 검찰이 두 재단 출연금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대기업들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음에도 다시 대기업 수사를 시작한 이유는 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박 대통령에게 적용하는 방안을 통해 압박하면서 대면조사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계속 거부하는 상황해서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번 요청에 조사 시기를 29일까지로 명시한 것이 특검 활동개시 시점을 고려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면조사 요청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부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29일 조사 역시 무산될 경우 검찰이 강제수사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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