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말 정기인사 시즌을 앞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이어 검찰 수사, ‘최순실 게이트’까지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롯데로선 내년 인사가 그룹 쇄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
이에 앞서 현재 일본 출장 중인 신 회장은 이날 오후 급거 귀국했다. 그는 이달 말 사장단 회의를 열고 조직개편안을 확정하는 등 그룹 쇄신안을 본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5개 부문장 위주 책임경영체제 주목
일단 이번 인사의 향배를 가를 조직개편안의 큰 그림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신 회장이 발표한 경영혁신안의 핵심인 호텔롯데의 상장과 지주사 전환을 전제로, 롯데는 현재 93개의 계열사를 5개 부문으로 나눠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유력시 되는 5개 부문은 △식품·유통 △관광·서비스 △화학·건설·제조 △금융 △연구개발(R&D) 지원 등이다.
현재는 별도의 부문별 그룹장(부문장) 없이 정책본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부문장이 책임지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책본부 축소, 황각규·소진세 투톱 갈리나
그룹장 위주의 부문별 책임경영체제가 이뤄지면, 신 회장이 앞서 대국민사과와 더불어 밝힌 경영혁신안의 ‘정책본부 축소’ 방침이 현실화 된다.
그룹의 브레인 격인 정책본부는 현재 황각규 운영실장(사장)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의 투톱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황 사장은 계열사를 총괄하는 정책본부장으로, 소 사장은 ‘착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회공헌 등을 담당하는 대외협력본부장으로 역할을 나눌 가능성이 제기된다 .
◆신 회장 인사권 파워는? ‘대폭 물갈이’ 예상
신 회장이 이번 인사에 얼마나 개입할 지도 관심사다. 갖은 고초 끝에 ‘원 리더’ 자리를 확보한 신 회장은 이번만큼은 대대적인 물갈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사폭이 적었고 올해 들어선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비자금 의혹 검찰 수사로 19명의 롯데 전현직 임직원이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고 있어 계열사별 수장의 공백이 크다.
게다가 핵심 계열사인 유통부분의 경우, 백화점을 제외한 대부분이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터라 인사 개편을 통한 경영개선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조직개편이나 인사 등에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달 롯데그룹의 조직개편 방안에 대한 용역을 받은 맥킨지는 현재 그룹 임직원 인터뷰를 거쳐 최종 보고서를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2~3가지의 조직개편 방향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