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한미관계]美 금리인상 속도 빨라지나?… 불확실성 증대

2016-11-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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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미국 금리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당초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던 연내 금리인상이 미뤄질 것이란 관측부터 오히려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과 관계 없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처럼 미국 금리정책에 대한 혼란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지난 9일 미국 대선 결과가 확인된 직후 요동쳤던 금융시장은 하루 만에 진정세를 되찾는 듯 했지만 11일 미국 금리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다시 크게 출렁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적으로 예상치 못한 요인이 발생해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불안 요인이 오랫동안 지속하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미국 통화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가계부채 등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더 낮출 수도 없고, 미국의 인상 기조에 맞춰 따라갈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이다.

민간소비를 비롯해 생산, 투자, 수출 등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최근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지며 우리 경제 전체가 휘청이는 상황이다. 또 트럼프 정부의 실제 경제 정책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을 통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쳐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가 공약대로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재정을 풀 경우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지 못하고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의 하방 위험이 더욱 높아졌지만 대내외 여건상 경기부양 수단으로서 추가 금리인하의 유효성은 낮아졌다"며 "트럼프의 공약을 감안할 때 향후 미국에서는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물가 상승이 예상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위험이 있고 국내적으로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화됐지만 장담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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