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 “트럼프가 되었는데 부동산 어떻게 되는건가요?”, “미군대상 월세받는 주택에 투자했는데 걱정이네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최순실사태까지 겹쳐 우려를 표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졌다. 실제 내우외환으로 한국 경제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종전 연1.5%수준에서 1.25%로 인하한 이후 다섯달 째 동결기조가 유지됐다. 한국경제의 양대축인 내수와 수출이 동반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향후 경기전망도 불확실성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날 급락한 아시아 증시와 달리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재정 정책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재차 원위치로 돌아와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금융시장 기대감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탈출구를 모색해 봐야 한다.
◇"주력산업 약해지면 부동산시장도 위축"
대선 과정 내내 한미 FTA를 대표적인 불평등 통상 협상 사례로 언급,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이 있다.
미국 통화정책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면 부동산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무역 보호주의 강화로 수출산업에 기반을 둔 우리나라 경제의 실물경기가 악화하면 부동산 시장도 수요 기반이 약해져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보호무역주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경우, 세계 경제에 작지 않은 충격이 나타나 부동산시장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수출산업 경쟁력이 약해지면 대기업들의 신규 투자와 고용이 줄어들어 주택시장보다 오피스시장과 상가시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수 있다. 특히 우리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이어서 공급과잉 우려 등이 제기된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경우 매매가격 하향 조정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평택 부동산시장, 긴장 모드"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기간 강경한 대북정책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강조했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 문제로 평택 부동산시장에 악재가 될수 있다.
현재도 평택이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실제로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가 국토교통부 미분양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시군구 가운데 경기도 용인(5천10가구), 경남 창원(4천676가구), 경기도 평택(3천134가구), 충남 천안(3천125가구)에 이어 포항(1천862가구) 순으로 미분양 물량이 많다.
특히 평택은 용산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10년간 침체했던 기지 주변지역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던 시점이어서 미군기지 주변 상인은 물론 미군 임대하우스 건축주와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평택 일대는 육군기지인 K-6 캠프 험프리스, 공군기지인 K-55 오산에어베이스 등이 주둔 중이다. 한미연합사령부를 비롯해 미8군 사령부, 동두천·의정부 미2사단 병력 등 전국 50여 미군기지 중 90% 이상의 주한미군 4만5천여명을 포함해 총 8만5천여명이 2018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게 된다. 캠프험프리스(K-6)가 소재한 팽성은 미군과 울타리를 같이하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미군이 철수하면 이 지역 부동산시장도 하락침체기를 거칠 수밖에 없다.
특히 10만명 이상의 미군군속 및 관련 업체 등이 평택으로 이전할 것에 대비해 미군기지 주변지역 수십만 평에 렌탈하우스가 지어진 상태이고 만약 미군이 철수한다던가 평택 이전이 늦어지는 일이 발생하면 도미노 도산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대표적 지역상권인 신장동 K-55 미군기지 주변 지역 상권도 일시에 무너질 수 있다.
현재 국방부가 약 10조원을 들여 미군의 평택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방위비 부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기조 변화에 따라 원만한 이전이 이뤄질지 지켜 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
◇"'저금리 유동성 장세 연장’, 부동산에 호재 될수도"
트럼프는 선거기간 중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은 연준의장 ‘옐런’을 비판하면서도 자신을 ‘저금리 인간(low interest rate person)’으로 지칭하며 저금리를 선호하는 모순된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를 바탕으로 미국 경기의 회복을 유도하려는 계획이고 기준금리의 인상 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지긴 어려울것으로 본다. 즉 트럼프도 부동산을 통해 부를 쌓은 만큼 금리인상을 내심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에서 금리를 조절한다. 클린턴계인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상황이지만, 임기가 종료되면 ‘트럼프발 저금리 공약’이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금리라는 변수를 두고 본다면 현재의 유동성 장세가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지연 및 추후 하향 조정 가능성이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일정 기간 연장되면서 금융비용 증가 우려가 적어진 것은 주택시장 수요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배경이 될 것이다. 오히려 경기 급랭을 우려한 우리나라 통화당국이 내년 1~2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주택시장이 올해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가장 큰 시장 변수 중 하나인 금리가 낮아지게 된다면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저금리 속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주택시장과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유입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