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아웃사이더' 트럼프 백악관 입성한다

2016-11-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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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AP]




아주경제 윤은숙 문은주 기자 =부동산 재벌 출신 ‘정치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다. 공화당의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해 대이변을 연출했다.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 이후 전 세계가 다시 혼란에 휩싸였다.현지 주요 언론과 각종 여론조사는 초박빙이던 판세가 선거 이틀 전부터 클린턴의 우세를 점쳤지만 막상 표심은 “변화를 갈망하는 모든 유권자들은 내게 표를 달라”고 호소한 트럼프였다.

트럼프는 동부의 대형 경합주(州)인 플로리다, 조지아,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펜실베니아 등에서 클린턴 후보를 따돌리며 승기를 잡았다. 그가 한국시간 오후 6시현재 확보한 선거인단은 289명으로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상회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도 모두 공화당이 휩쓸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트럼프는 뉴욕 힐튼미드타운호텔에서 행한 수락연설에서 자신은 "모든 미국민들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미국의 국익을 우선더라도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던 클린턴 후보는 선거 전날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사력을 다해 경합지역을 공략했으나 끝내 대선 막바지 판세를 뒤흔들었던 ‘이메일 스캔들’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충격적인 패배를 맛보았다. 그녀는 패배가 확정되자 트럼프에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했다.

이처럼 의외의 결과는 성희롱과 인종차별 여성비하 발언 등을 이유로 트럼프의 지지의사를 밝히기 꺼려하는 '샤이 트럼프' 표층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주류 정치인이 아닌 아웃사이더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 특히 백인 저소득층의 염증과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 백인중심를 기치로 미국 우선시대가 열리면서 국제사회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무슬림 입국 금지와 "멕시코에 장벽을 세우자"는 등 그의 극단적인 이민자 차단정책으로 국제적인 충돌이 예상되고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른 국가들과의 모든 무역협상을 폐지하거나 재협상하겠다고 주장해온 만큼 기존 글로벌 무역질서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그동안 그는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하면서 방위비 분담을 100%까지 늘리겠다고 공언을 해와 한국과 일본 등과의 동맹관계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한.일 핵무장 용인 검토, 미군 철수 등과 같은 극단적인 공약도 현실화 될 수 있다.중국과의 관계도 급격하게 틀어지면서 아시아발 냉각기도 조성될 수 있다.

트럼프는 그동안 “대통령이 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불공정 무역관행 등을 제소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9일 미 대선의 개표결과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설마'에서 '현실'로 변하자 한국.일본. 홍콩 등 주요 아시아 증시가 폭락했다. 반면 엔화와 금 등 안전 자산은 급등세를 보였다.

트럼프 후보의 승리로 군이나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지 않은 최초의 ‘아웃사이더’ 대통령이자 최고령 대통령이이 탄생되었다. 지난 6월 70세 생일을 맞이한 그가 내년 1월20일 취임한다면 69세 341일째 날에 취임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록은 깨진다.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트럼프와 결혼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최초의 이민자 출신 퍼스트레에디가 된다.올해 미국 대선은 유례없는 폭로전과 비방전으로 얼룩지면서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렸다.트럼프의 당선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행정 개혁과 '오바마케어' 등 지난 8년간의 업적이 풍전등화에 처할 전망이다.

특히 대선 기간 내내 자신에게 날을 세웠던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재단-국무부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공약발표와 TV토론, 유세 등을 통해 '오바마 레거시'를 뒤집겠다는 공언을 수차례 해왔다.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게 되어 트럼프의 국정 수행 능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법안을 상정할 때 여·야 상관 없이 상원과 하원의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번번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버락 오바마 정권과 달리 트럼프에 대한 의회 지지도가 높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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