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저는 돈을 벌기 위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씁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16권의 책을 내놓게 됐습니다."
프랑스의 베스트 셀러 작가 크리스텔 프티콜랭(Christel Petitcollin)은 지난 7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부키) 등의 성공 요인을 이같이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이름이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무명 작가였던 프티콜랭은 2014년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출간한 이후 20~30대를 중심으로 화제의 인물이 됐다. 이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10만부가 넘게 팔렸고, 뒤이어 출간된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2015)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생존편'(2016)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등 '생각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프티콜랭은 "실제로 우리 사회엔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10~15%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며 "'내가 혹시 미친 게 아닐까?' '나는 이 세상에서 왜 이렇게 외로움을 느낄까?'라는 그들의 질문에 답을 주는 이 책은 자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출간 이후 거의 매일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는다며 한국의 18세 독자에게 받은 이메일 한 통을 소개했다. "그 소년은 제게 '작가님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이해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슬프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자기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나와 같은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독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과잉 친절'인데, 내가 그들에게 이를 지적하면 이내 화를 내곤 한다"며 "착한 것도 좋지만, 현실 세계에는 악한 사람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술' '혼밥' 등의 최근 세태를 묻는 질문에는 "개인주의는 현대사회의 질환 중 하나"라며 "가장 이상적인 것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티콜랭은 요즘 자폐증, 난독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겪는 아이들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과거엔 이들을 '버릇없는 애' '교육 받지 못한 애'라고 평가했지만, 요즘은 이들이 다른 활동들을 잘 할 수 있게 치료가 바뀌고 있다"며 "이런 증상은 '복잡하게 똑똑한' 것일 뿐 단순히 '질병'으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윤우 부키 대표는 "사실 프티콜랭의 책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고 웃으며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줬다는 점만으로도 그의 공로는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고 거들었다.
프티콜랭의 책은 러시아,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중국 등지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