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정유업체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4분기 실적전망을 밝게 했다.
7일 하나금융투자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1월 첫째주 평균 10.1달러로 10월 넷째주 평균인 베럴당 8.9달러 대비 1.2달러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최대 휘발유 수송관인 콜로니얼 수송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휘발유를 운반하는 1번 라인과 경유 등을 운반하는 2번라인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걸프만에서 동부로 연결된 이 수송관은 하루 137만배럴의 휘발유를 운반하며 미국 동부 수요(하루 321만배럴)의 43%, 미국 전체 수요(하루 916만배럴)의 15%를 책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휘발유 수송관의 복구 이후에도 정제마진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오는 13일 재가동될 예정"이라며 “정기보수에 따른 낮은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과 난방유 시즌 돌입에 따른 계절적 수요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정제마진 강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나프타(납사)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얻는 이익으로 정유 업체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바로미터다. 지난 3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폭이 전분기 대비 크게 줄어든 이유는 유가안정화로 재고이익 모멘텀이 소실된데다 아시아지역 정유업체들이 설비가동을 늘린데 따른 정제마진 하락이 주된 이유였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정유 4개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평균 가동률을 85.1%, 4개사의 월간 생산량을 7538만 베럴로 가정할 경우 정제마진 1달러 변동에 따른 이들 4개사의 전체 매출액은 9억2000만 달러(1조500억원)가 늘거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락하는 변수만 없다면 정유업체들의 실적은 계절에 따른 등락은 있겠지만 안정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4분기는 정유업계에 있어 성수기인 만큼 4분기 수익성은 전분기(3분기) 대비 좋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유사들의 호실적은 적어도 2~3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석유제품,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대규모 증설이 없다면 3년 이상 호실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