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다들 학습효과가 있다. 이쯤 되면 대책이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여의도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주말에 찾은 강남과 여의도·용산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올 것이 왔다는 무덤덤한 분위기였다.
그동안 강남 4구는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연일 ‘몇백대 1’이라는 숫자가 청약 관련 기사의 제목을 뒤덮었다. 강남 뿐 아니다. 강남의 열풍을 타고 강북과 경기도로 이어진 청약 열기에 자치구는 떴다방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과열이 계속 될 경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가 규제 신호를 던진 이후 보름 동안 강남 일대 공인중개업소에선 ‘저성장·저금리 시대 속에서 부동산만 나홀로 날고 있는데 국토부가 쉽게 시장에 칼을 댈 순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지도 않으면서 정부가 변죽만 울리고 있다”며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3일 이후 찾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11.3 부동산 대책’이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분양을 앞두고 있던 강남 아파트 단지엔 비상이 걸렸다. 강남 이외 지역에선 ‘투자자들이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고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번 대책을 환영하는 입장도 있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이번 대책을 통해 투기꾼들이 부풀려 놓은 거품을 실수요자들이 떠안는 현상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뚜껑은 열렸다. 투기는 잡고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은 돕되, 경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는 명민한 후속 관리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