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지금 남은 곳은 용산4구역 밖에 없죠.” (용산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3일 국토교통부의 ‘1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용산과 여의도가 주목 받고 있다. ‘소유권 등기 이전 시점’으로 사실상 전매제한이 금지된 강남4구와 달리 지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풍선효과가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달 말 분양된 효창 5구역은 ‘평균 156대 1’, ‘올해 비강남권 최고’라는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막차에 올라탔다. 이제 눈길은 용산 4구역으로 쏠리고 있다. 용산의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공원과 각종 전문단지, 국철과 지하철 등 호재가 굉장히 많다”며 “전매제한이 입주자모집 공고부터 적용되니까 투자자들이 용산으로 올 가능성이 많다"고 예상했다. 한 용산 주민은 “용산은 개발이 착착 진행되고 있어 더 발전될 것”이라며 “효창 5구역도 인기가 많았는데 용산 중심에 위치한 4구역은 어떻겠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동시에 큰 풍선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이 죽으면 ‘여의도·용산으로 가볼까’하고 움직이겠지만, 전매제한 1년 6개월도 짧은 기간은 아니다”라며 ”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고 요즘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4구역에 투자하려면 오는 9일 조합원 분양 신청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 적기지만, 조합원이 일반분양가 수준을 형성해 매수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워 거래가 쉽지 않을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의도는 호황은 맞지만 재건축 속도가 늦어 이번 대책의 효과를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여의도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여의도는 분양을 앞둔 단지가 없다”며 “최근 시범·서울·목화·수정·공작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재건축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공작아파트 입주민에 따르면 이곳은 매주 모임을 열고 주민들이 재건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비교적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인 시범아파트는 오는 19일 예비신탁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재건축 호재를 안고 있는 여의도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전용면적 140㎡는 지난 5월 15억7000만원이던 매매가가 이달 4일 20억2500만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61㎡는 지난 7월 5억9500만원에서 이달 4일 6억8000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목화아파트 전용면적 52㎡는 지난 5월 4억9000만원에서 이달 4일 5억700만원으로, 공작아파트 전용면적 94㎡는 같은 기간 7억8500만원에서 8억8500만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세 속에서 여의도는 눈치보고 있다. 여의도의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있어서 지금쯤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이럴 땐 더 과한 정책이 나오기 전에 숨 죽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