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김병준 총리 내정, 절차상 아쉬워…野 마음 열어달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관련 대국민담화가 예정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부터),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이 고개숙여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일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병준 국민대 교수에 대해 "절차상 아쉬움은 있지만 중립내각 총리로서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를 열고 "거국중립내각 논의를 진행시키는 와중에 김병준 교수 총리 인선 뉴스가 나와서 저도 당황했다. 김 교수 총리 내정에 있어 여야 합의절차를 거쳤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김 내정자가 어제 역사적 책무를 언급하며 울컥했을 때 저 역시 그분의 고뇌에 공감했다"면서 "노무현 정부 때 정책 수장을 맡았던 김 교수의 능력과 진정성은 야당 여러분들도 익히 알고 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야당에 절절한 심정으로 말씀드린다, 마음을 열고 법이 정한 인사청문회 절차를 진행해달라"면서 "김 내정자는 어제 총리로서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100% 행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많은 국민들과 정치인들, 헌법학자들이 원했던 분권형 국정운영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순실 사건은 권력이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5년 단임제의 부작용"이라며 "여러 국정 혼란에도 불구, 이번엔 반드시 (현 제도를) 손보고 가야 된다"고 촉구했다. 김 총리 내정자가 내치를 전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바탕으로 "남은 박근혜 대통령 임기 1년 4개월 동안, 여야 협치를 실행하고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결함을 시정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날 오후, 지도부 사퇴 등을 놓고 계파 간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총회에 대해서도 정 원내대표는 사태 수습과 당 진로에 대한 가감없는 의견교환을 주문했다. 다만 그는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라, 이렇게 되면 당을 깰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분열적 말씀은 자제해달라"면서 "보수를 살린다는 자세로 의총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소식을 언급하며 당 차원에서도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희 당 구성원 모두는 집권여당 일원으로서 작금의 국정위기 상황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저 역시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들께 거듭 죄스러운 맘으로 머리숙여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함께 나란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