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현재 중국 언론들은 연일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들은 최씨의 입김이 외교·안보 분야까지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한국 외교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한중 간 외교·안보 현안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매체는 이번 최순실 파문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드 배치 불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고집하는 것도 한중관계를 많이 파손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도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최순실 파문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드 배치를 지연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 해외판 역시 “사드의 미래도 짐작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중국 언론들의 이 같은 보도는 최순실 파문으로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는 사드 배치 결정이 철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파문으로 중국의 우리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면서 한중관계에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의 대중 외교에 있어서 중국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최순실 파문으로 나름의 해답을 찾게 됐다”며 “중국이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해서 재검토하는 것은 물론 현재 관계에서는 한국과 더 이상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김 교수는 우리 정부가 이번 최순실 파문을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신뢰의 상실 측면에서 중국의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 속도가 확실히 늦춰질 수 있다”며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드나 각종 대중 정책에 대한 의혹, 신뢰의 상실 측면에서 중국의 대응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