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최순실 사태'를 수습할 신임 국무총리에 지명한 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개각 역풍'으로 인해 총리 후보 수락 최종 결심을 두고 고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감이나 앞으로 현안에 관한 것은 내일 따로 시간을 내 말씀드리겠다”면서 말을 최대한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김 내정자는 “오늘 하루 학교에 있으면서 그간 저와 일해 왔던 분들 얘길 들으려 했다”며 “(소감 발표는) 미뤄진 것이 아니라 정국이 빠르게 변하니까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고 이를 종합해 내일쯤 얘기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취재진이 모여) 기다리고 있다고 해 인사라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오기 전 야당 인사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후보자는 “야당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현역 의원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김 내정자가 ‘정국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소감 발표를 하루 미룬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여야 정치권이 박 대통령 개각 수용 불가를 밝히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향후 총리 인준까지 불투명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총리 후보 수락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는 청와대로부터 총리 지명 관련 연락을 받은 시점과 관련해 “달력을 봐야 알겠지만 오래 전은 아니다”라며 ‘1주일 정도 됐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 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인인 이상달 정강중기 회장의 추도식에 참여하는 등 우 전 수석과 인연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에 대해 “우 전 수석을 잘 모른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상달 회장이 경북 고령 향우회 회장이었다”며 “그래서 뵌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13년 이 회장의 5주기 추도식에서 "2003년 당시 서슬 퍼렇던 정권 초기 민원 조사 과정에서 '부당하다'며 비서관에게 호통치던 회장님의 기개를 잊을 수 없다"며 "이는 청렴결백하고 투명한 경영의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추도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승주 신임 국민안전처 장관을 후보자로 추천한 것과 관련해 “제가 (노무현) 정부 혁신위원장을 할 때, (박 전 차관이) 2003년 청와대 비서관 겸, 정부혁신지방분권위 기획관리 실장을 했다"고 밝혔다.
대구상고, 영남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거쳐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당시 제자 논문 표절 의혹으로 취임 13일 만에 낙마했다.
이후 대통령정책특별보좌관 겸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을 역임한 뒤 국민대 교수로 복귀했다. 이후 현재까지 공공경영연구원 이사장, 사회디자인연구소 이사장 등을 맡기도 했다.
△1954년 경북 고령 출생 △ 대구상업고교 △ 영남대 정치학과 △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학 석사 △ 미국 델라웨어대 정치학 박사 △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정책자문단장 △ 대통령인수위 정무분과위원회 간사 △ 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 국민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