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린턴의 '부정직 이미지' 더욱 강화될 듯
위험한 것은 클린턴의 지지자들 사이에도 무려 32%에 달하는 이들이 힐러리 클린턴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64%만이 클린턴이 정직하고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다. 부동층에서는 상황이 더욱 안좋다. 불과 14%만 클린턴을 신뢰했으며, 무려 84%에 달하는 이들이 불신한다고 답했다.
FBI의 결정과는 별도로 최근 위키리크스의 이어지는 이메일 폭로도 클린턴 진영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USA 투데이와 설포크 대학이 지난 26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37%에 달하는 유권자가 이번 폭로 탓에 클린턴에 대한 호감도가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이는 위키리크스의 폭로를 통해 클린턴이 월스트리트의 거대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고액 강연에서 자신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른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밝혀진 뒤다.
부동층 사이에서는 무려 41%가 위키리크스의 폭로 탓에 클린턴에 대한 호감도 떨어졌다고 답했으며, 40%가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번 FBI의 이메일 재수사도 비슷한 수준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 이메일 스캔들 거론만으로도 '악재'
그동안 이메일 스캔들은 부각이 되는 것만으로도 클린턴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5일 FBI는 불기소 권고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제임스 코미 국장은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사용에 대해 "매우 부주의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FBI의 발표 직전 클린턴의 지지율은 트럼프를 4.1% 포인트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2주 뒤 공화당 전당대회 전날인 7월 17일에 이르면 지지율 격차는 2.5%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이같은 추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지난 28일 발표된 허프포스트의 여론조사 모델에 따르면 클린턴은 7.1% 포인트 앞서고 있었고, 리얼클리어폴리틱스 평균치에서는 5.2% 포인트 선두를 기록했다. 그러나 FBI의 재수사 발표는 지난 7월 FBI의 수사결과 발표 당시보다는 좀더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한편 지난주 CNN과 ORC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시절 이메일을 관리했던 방식은 클린턴의 성격과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척도"라고 답한 유권자는 무려 62%에 달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이들은 37%에 불과했다.
한편 같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여성에 대한 태도가 그의 성격과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척도"라도 대답한 유권자는 59%로 클린턴의 이메일보다는 중요도가 다소 떨어졌다. 이같은 여론조사는 트럼프의 음담패설 테이프가 유출된 이후 2주 뒤에 이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