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비정한 엄마를 연기하고 있는 장희진. 그녀의 섬세한 연기와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김혜원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그럴 수 있었겠구나”라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 10부에서는 김혜원(장희진)에게 애초에 모성은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처음부터 남편 서도우(이상윤)를 얻기 위해 모성애를 연기했던 것.
미혼인 여성으로써는 감당하기 벅찼던,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아이를 남기고 떠났고 새 출발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사랑하고 정착하고 싶은 인물인 서도우도 만나게 됐지만 그 아이가 혜원에게 찾아왔고, 그 동안 일궈놓은 모든 것을 잃어버릴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완벽한 거짓말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지독히 개인적인 캐릭터이지만, 현실 속에서 있을 법한 인물이며, 일정 부분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도 장희진의 눈빛, 목소리 톤, 떨리는 표정까지 섬세한 감정연기가 일조했다.
전작들을 통해 다수의 선 굵은 캐릭터들을 중심 있게 그려내는 장희진은 이번 드라마로 '미스터리 퀸'이라는 수식어도 생겼을 정도. 끝을 모르는 다양한 면모를 선보이며 연기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장희진은 이번 역할을 통해 또 한번 날아올랐다.
방송 말미, 혜원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김혜원 이사’라는 명패를 들여다보며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이 연상 되면서 한편으로는 안쓰러움을 더한다.
앞으로 김혜원과 서도우,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휘몰아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