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인공지능(AI)이 IT업계의 최신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IT공룡기업을 중심으로 AI 기술자 영입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미래 먹거리로 삼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AI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이 AI 디렉터로 루스 살라쿠트디노프 카네기멜론 대학 교수를 영입하고 본격적인 AI 인재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애플은 AI 인재 영입 경쟁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에 한 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AI가 탑재된 바둑 소프트웨어 '알파고(AlphaGo)'로 AI 기술력을 과시한 구글은 1000명 이상의 AI, 머신러닝 기술자를 확보해 굳건한 AI 선도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글은 AI 인재를 M&A(인수합병)를 통해 영입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 데미스 하사비스가 이끄는 딥마인드 인수를 시작으로 AI 연구개발을 본격화했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 AI 연구거점을 개설하면서 유럽지역의 AI 인재 100명 이상을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다.
페이스북도 AI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2013년 AI의 대부라 불리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와 함께 딥러닝 분야를 개척한 얀 레쿤 뉴욕대 교수를 페이스북 AI연구소 소장으로 영입했으며, 미국의 AI 기술자 부족으로 인재 수급이 어려워지자 프랑스 파리에 AI 연구소를 개설해 유럽지역 AI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만든 개발자가 설립한 AI 기업 비브 랩스 인수를 발표하면서 AI 전문인력 영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에는 이근배 포스텍 교수를 소프트웨어센터 인공지능팀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으며, 국내 최고 AI 인재가 모이는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에 공동출자해 AI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IT기업이 영입하는 AI 기술자는 다양하지만, 프로그래밍 언어와 수학, 앱 개발 기획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중에서도 특히 머신러닝(기계학습),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자를 선호해 우대하고 있으며, 이들 인재는 대부분 미국 실리콘밸리에 집중돼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신 기술인 AI는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재가 많지 않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수학과 기계공학 전공자 중 프로그래밍 언어와 데이터분석이 탁월한 기술자를 영입해 AI 인재로 키우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으로 AI 인재는 세계적으로 수만 명 규모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IT 전문가는 "AI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년 후에는 AI 선도 기업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IT기업들의 AI 인재 육성이 급선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