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삼성전자의 태도에 정말 화가 납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전자와 진행 중인 지적재산권 분쟁과 관련 "우리에게도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낸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화가 난다. 법정에서 일관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그점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를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온힘을 다해 아티스트가 그림이나 곡을 만들어 몇 년이라는 시간을 투입해 그것을 완성시켜서 이제 겨우 서명(계약)하려는 순간에 누군가가 마음대로 이름을 올려버린다면 어떻게 느껴질지를 곱씹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말로 전달하기는 어려운 감정"이라며 "나는 소송을 결코 좋아하지 않으며, 내게는 이것이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인터뷰를 진행한 니혼게이자이신문 기자도 "삼성전자의 지적재산권 문제를 질문하자 팀 쿡 CEO의 태도가 돌변해 엄중한 표정으로 변했다"며 "강한 의지로 투쟁할 자세를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팀 쿡 CEO는 최근 불거진 갤럭시노트7 발화 문제로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그들의 부품기술은 매우 훌륭하다"며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사업영역이 있으나 우리들은 공통의 이익이 있는 분야에서 그들과 협력하고 동시에 스마트폰 분야에선 경쟁하고 있다"고 말하며 직접적인 상황 진단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삼성과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분야에 따라서는 그들과 협력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며 "부품분야 등에선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해 삼성과의 협력을 중시해 나갈 생각도 분명히 했다.
팀 쿡 CEO는 지난 13일 애플 CEO 자리에 취임한 후 처음으로 일본을 찾아 교토에 위치한 닌텐도 본사를 방문하고 도쿄에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예방했다.
그는 닌텐도 본사를 찾아 '마리오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야모토 시게루 대표를 만나 12월에 출시될 모바일 게임 '슈퍼마리오 런'을 시연했다. '슈퍼마리오 런'은 지난 9월 애플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신제품 발표회에서 선보인 모바일 게임이다.
이어 14일에는 아베 총리를 예방해 "일본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일본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개발을 진행시켜달라"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팀쿡 CEO는 "일본의 혁신이 없었다면 아이폰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팀 쿡 CEO는 방일 기간 동안 스마트폰의 미래에 대해 "스마트폰은 아직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있으며, 과장이 아니라 스마트폰은 아직 초창기"라며 "아직 9살 아이로 10살도 되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작했다.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핵심기술을 아이폰에 탑재하면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