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이런 증권 유관기관으로 줄줄이 옮긴다는 소문이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퍼져가고 있다. 거래소 노사가 낙하산 인사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것처럼 다른 유관기관에서도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찬우 거래소 신임 이사장이 이달 초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 취임한데 이어, 예탁원과 증권금융도 금융당국 인사를 수장이나 임원으로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탁원은 11월 유재훈 사장 임기가 끝난다. 후임으로는 금융위원회 인사가 올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과거에는 예탁원 사장 자리에 기획재정부 출신이 선임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금융위 쪽에서 오는 사례가 많았다.
예탁원 측은 "차기 사장 선임과 관련해 현재까지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지만, 노조는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증권금융도 연이어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선관을 상임감사위원으로 선임한데 이어, 정효경 부사장 후임으로 금융감독원 임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출신 임원이 부사장에 선임되면 금융위 상임위원을 지냈던 정지원 사장부터 부사장, 감사 모두 외부인사로 꾸려진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최경삼 사무금융노조 증권금융지부 지부장은 "증권금융은 국감에서 거론될 정도로 낙하산 논란에서 화룡정점으로 불린다"며 "금융정책과 감시만 담당하던 금융관료가 증권금융 조직과 업무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한 회사 상임이사를 모두 외부 출신이 차지하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이라며 "낙하산 인사를 즉각 중단하고 독립적인 상임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경영능력과 자질이 검증된 인사를 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관업무를 맡고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김없이 금융당국 인사가 증권 유관기관 임원에 선임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해당 인사에 대한 평판을 묻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