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의 임금 인상..그 효과는?

2016-10-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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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저분한 화장실, 텅 빈 진열대, 길게 늘어선 계산줄 등으로 고객 불만에 시달리던 월마트가 변화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임금 인상이 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보도했다.

몇년 동안 쌓이던 월마트 고객들의 불만은 실적 타격으로 이어졌다. 동일매장매출이 전년비 줄었고 기업의 고객 서비스 목표를 달성한 점포 비율은 16%에 그쳤다.
월마트는 임금인상이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한 푼의 비용이라도 아끼는 것으로 유명했던 월마트는 2015년 4월 직원 임금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월마트는 달러 하락, 아마존 등 온라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사업 둔화를 막으라는 높은 압박에 시달렸다.

월마트는 고객 영수증 뒤에 쇼핑 경험을 평가해달라는 설문부터 시작했다. 매장은 깨끗했는지, 계산은 빨리 이뤄졌는지, 직원들은 친절했는지 물었다. 2015년 초 고객들의 응답은 한 마디로 끔찍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월마트가 비용 절감에만 몰두하면서 재고 진열 등 매장 환경이 열악해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월마트의 최우선 목표는 비용절감이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월마트는 직원 7%를 해고했다. 이 기간 매장 면적은 13%나 커졌다. 실적은 부진했다. 

2014년 실적 둔화를 막기 위해 경영진이 교체됐다. 이들은 머리를 싸맨 끝에 200개 훈련센터를 세워 관리직으로 진급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했다. 또한 훈련을 마친 모든 직원들의 시급을 최저 10달러로, 관리직 시급은 12달러에서 15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또한 시간급 직원들에게 더 유연한 근무 스케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연방 최저임금은 7.25달러에서 고정되어 있었다.

세계는 월마트의 혁신에 주목했다. 

월마트는 2014년 초 이후 비관리 정규직 직원들의 시급이 16% 올랐다고 말한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2.1% 상승했다. 또한 시장 평균보다도 13.7%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시장 평균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는 직원들은 상사의 감시가 없어도 더 열심히 일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뉴저지 경찰서의 경우 임금을 높였더니 범죄자 검거율이 높아졌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는 고객들이 줄 서는 시간이 줄었으며 영국의 요양사 공급업체는 감독 임무가 줄었다.

임금인상 19개월째인 월마트는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2015년 초 엉망이었던 고객 설문 결과에서는 “깨끗하고 빠르고 친절하다”는 평가가 90주 연속 오름세에 있다.

고객 만족은 침체되던 매출을 반전시켰다. 최근 동일매장매출이 전년 대비 1.6% 늘었다. 올해 연방 통계자료에서 일반 소매업체들의 동일매장매출은 전년비 0.4% 줄어든 것과 크게 비교된다.

물론 인건비와 여타 투자가 증가하면서 미국 내 영업이익은 6% 감소했다. 또한 임금인상 발표 이후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 상승률도 벤치마크 지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월마트의 문을 두드리는 인재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NYT는 월마트의 실험이 아직까지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인력의 업그레이드와 고객경험의 개선이라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비용 감축에만 급급한 기업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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