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VS 하드' 브렉시트는 논쟁중

2016-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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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총리 '3월 시작' 발언 뒤 구체적 방안 두고 논쟁

이민ㆍ단일시장ㆍ관세동맹 유지 등이 가장 큰 쟁점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테리사 메이 총리가 내년 3월말로 브렉시트의 출발시점을 못박으면서, 영국 내에서는 브렉스트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영국이 EU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브렉시트의 영향력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EU 탈퇴 이후의 관계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옵션이 있으며, 문제는 아직 이러한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것이다. 영국 매체인 인디펜던트는 이같은 여러 옵션들을 크게 묶어 소프트와 하드 브렉시트로 나눌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완전한 결별 '하드 브렉시트' 

최근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EU 탈퇴에 있어 기존보다는 강력한 입장을 취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앞으로의 방향을 '하드 브렉시트'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메이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이민 통제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려고 유럽연합을 떠나는 것이 아니며 유럽의 사법체계 밑으로 다시 들어가기 위해 떠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EU 단일시장 안에 계속 머무르는 방식으로 브렉시트를 보는 이들은 개념을 잘못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하드 브렉시트'는 EU의 단일 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완전히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형식을 취할 경우 영국은 국경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해 난민과 이민자들 통제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독립된 국가로서 새로운 무역 협정, 법안들의 영향력 하에만 놓이게 된다. 

이는 곧 영국이 독립된 회원으로 WTO 체제에 다시 합류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장관은 이같은 하드 브렉시트가 영국에게 오히려 이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의 기업인인 BDI 그룹의 마르커스 커버는 BBC 라디오 4에 출연해 "온각 불활실성으로 뒤엉킨 상황에 놓이기보다는 하드브렉시트를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드 브렉시트의 상황이 될 경우 영국의 물품과 서비스에 관세가 붙게되며, 수출과 수입의 절차가 더욱 복잡해지게 된다. 그동안에는 별도의 관리를 필요로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정부의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 EU와 긴밀한 관계유지 '소프트 브렉시트' 

하드 브렉시트가 완전한 결별을 의미한다면, 소프트 브렉시트는 영국과 EU와의 관계를 현상태와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EU 내 잔류를 원했던 이들이 지지하는 형식이다. 

영국은 EU의 멤버도 아니고 의회에 자리도 없는 신세가 됐지만, 소프트 브렉시트를 통해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성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소프트'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영국과 EU 사이의 무역에서는 예전처럼 비관세가 적용된다. 금융회사들 역시 예전처럼 '패스포팅' 제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패스포팅이란 금융기관이 유럽연합(EU) 국가 중 한 곳에서 설립 인가를 받으면 다른 모든 EU 국가에서 별도 인가 없이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비슷한 체제를 운영하는 국가로는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이 있다. 이들은 EU의 멤버는 아니지만 유럽경제구역의 일원으로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물론 이들 국가는 상품, 서비스, 자금, 노동력 등 네 가지를 자유롭게 오가게 하는 조건에 대한 대가로 EU 예산의 일부를 책임진다. 스위스 역시 비슷한 내용의 조약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소프트 브렉시트 하에서는 유럽 국가 출신들이 영국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주거할 수 있다. 친 EU 성향의 하원의원들은 EU와 적절한 무역관계를 맺는 것이 국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보수당 하원의원인 네일 카미카엘은 "너무 강력한 브렉시트는 우리 경제와 미래에 타격을 주며 유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피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하드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많은 이들은 파운드화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국이 EU라는 단일시장을 떠날 경우 금융의 허브로서의 런던의 위상이 흔들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민 조정권한과 무역을 맞바꾸고자 하는 이들은 브렉시트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프트 브렉시트'는 민주주의를 전복시키고 그것을 연기함으로써 민주적인 절차로 결정된 브렉시트를 없애버리려고 하는 시도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하드 브렉시트의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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