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한 때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던 블랙베리가 14년만에 휴대폰 자체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애플 및 삼성 등 라이벌 업체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던 가운데 마침내 중대 결단을 내린 것이다.
캐나다 회사인 블랙베리는 이제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하드웨어 생산은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기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블랙베리의 결정을 환영했다. 간밤 증시에서 블랙베리 주가는 5% 가까이 치솟으며 주당 8.27달러까지 올랐다.
IDC의 존 잭슨 애널리스트는 블랙베리의 이 같은 결정이 “전적으로 합리적이며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CMC 마켓츠의 콜린 시에진스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오늘의 결정은 블렉베리 시대의 종료를 선고하는 일대 전환점”이라며 이제 블랙베리가 통신 및 안보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첸 CEO는 휴대폰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날지 9월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현재 블랙베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10년 전만 해도 블렉베리는 시가총액 830억 달러로 캐나다 최대 기업으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28일 기준으로 블랙베리의 가치는 41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직원은 한때 1만7000명이나 됐지만 이제는 5000명도 안 된다.
최근 블랙베리는 가치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 제안을 받아왔지만 주요 주주인 페어팍스 파이낸셜 홀딩스와 프라임캡 매니지먼트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회사 재건이라는 첸 CEO의 비전을 믿고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