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매일유업이 9월부터 저지방우유 라인 3종에 대한 납품가 인하를 단행하면서 '콧대 높은' 저지방우유의 가격이 조정됐다. 제품가격이 한 번 내려가면 가격 저항력 때문에 추후 가격을 다시 올리기 힘들 뿐 아니라 우유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부담감 속에서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다.
매일유업의 저지방우유 1000㎖ 3종(매일우유 저지방&고칼슘 2%·1%·0%)의 납품단가 인하분이 적용되면 현재 대형마트 기준 2650~2700원 선인 이들 제품 가격은 2550~2600원으로 100원가량의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저지방우유의 유지방함량은 1~2%로 일반우유(3.5%)보다 낮은 제품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저지방우유에 '프리미엄 이미지'가 입혀져 일반우유 대비 10%가량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저지방우유의 생산이 늘어나면 추출되는 유지방도 많아져 부수적으로 얻는 생크림, 버터량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그동안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던 저지방우유의 판매 비중이 웰빙·다이어트 바람에 힘입어 전체 흰우유 시장에서 30% 가까이 확대됐다. 이에 대한 관련 수입 역시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반우유와 저지방 우유의 공정 과정에서도 차이는 없다. 우유는 일반적으로 원유를 청정·살균처리한 후 균질 과정을 거쳐 포장 생산되는데 저지방 우유도 공정 과정이 같다.
실제로 저지방우유가 7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저지방우유의 가격이 일반우유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소비자 지적 속에서 매일유업이 유업계 중 가장 먼저 가격을 내린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면서도 "저지방우유가 가격 인하된 이유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소비자 건강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두루뭉술한 표현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