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신흥국 수출 수요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이 7월에 큰 폭 줄면서 세계 신흥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추가됐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연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은 1년 전에 비해 액수 기준으로 3.5% 감소했다. 또한 물량 기준으로는 1.6%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UN무역개발회의의 엘리샤 브라운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결과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 회복과 달러 강세를 감안할 때 신흥국 수출이 늘어야 정상이지만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는 신흥국 수출업체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IMF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으로부터의 수입액 역시 2013년 6월 이후 꾸준히 감소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원유 및 여타 상품가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신흥국 제품의 주요 수입원인 EU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EU의 신흥국 제품 수입은 2014년 증가세로 전환했다가 지난해 다시 위축으로 반전됐다.
글로벌 트레이드 알러트의 사이먼 이브넷 대표는 “무척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글로벌 무역 감소를 중국의 수입 둔화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미국의 수입이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예상보다 글로벌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미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 여파는 여타 신흥국으로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경제 모델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 역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일구는 신흥국 경제에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작년 UN무역개발회의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에서 서비스 교역량이 제품 교역량을 넘어섰다. 게다가 서비스업 성장의 과실은 주로 선진국에 떨어지는 만큼 신흥국으로선 반갑지 않을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