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규모 5.8 지진과 제16호 태풍 ‘말라카스’의 집중 호우로 경북 경주에는 18일 시민들이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진으로 내내 불안해하는 시민들은 다른 소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경주에는 지난 16일부터 모두 150㎜ 이상 비가 내리면서 복구 작업이 늦어져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태풍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지붕, 담벼락 등이 파손된 한옥 밀집지역 주민들은 시름이 가실 새가 없다.
선도동에 사는 주민은 "지진에 보일러 시설이 파손됐지만 연휴다 보니 고칠 수도 없었다. 날이 선선해지는 데도 온수를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곡면 아파트 주민 김모(41)씨는 "어제저녁 위층에서 물건을 바닥에 끄는 소리가 났는데 여진 소리가 크게 들리는 줄 알고 온 가족이 움찔했다"며 "지진 이후 신경이 몹시 예민해져 있어 예전 편안한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황성동에 사는 30대 주부는 "아이 엄마들끼리 만나면 불안해서 앞으로 경주에서 계속 살 수 있겠느냐고 걱정한다"며 "매사에 조심하게 되고, 전에 없이 고층 아파트를 꺼리는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문단지, 교촌마을, 안압지 등 주요 관광지도 타격이 작지 않다. 황금연휴인데도 지진에 집중호우까지 겹치는 바람에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호텔,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등은 고객들이 잇따라 예약을 취소해 객실이 많이 비었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연휴에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지만 앞으로도 경주 관광을 꺼리는 분위기가 계속되면 어쩌나 싶다"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