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샤이니의 다섯 번째 콘서트 '샤이니월드 V'가 열렸다. 이 글은 리뷰를 도저히 객관적으로만 쓸 수 없어 기존 동명의 기사(샤이니, SM 넘어 K팝의 자부심)에 주관적 해석을 살짝 가미한 '샤이니월드 V' 리뷰의 해석판이다.
2일부터 3일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샤이니의 다섯 번째 단독 콘서트 '샤이니월드 V'는 샤이니의 한결같은 저력을 확신시킴과 동시에, 이들이 K팝의 자부심이라는 걸 알려준 공연이었다.
이날 콘서트는 '컬러 오브 샤이니'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정말 '샤이니의 색'을 보여주기 위해 멤버들은 물론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힘을 모았다. 키는 직접 공연 의상에 참여했고, 종현이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한 신곡 '프리즘'이 무대에 올려졌다. 앤디 리멘터와 브릿지 십 하우스는 콘서트 포스터 제작에, 패션 브랜드 참스와 카이는 의상 작업에 참여했다. 선으로 세상 속 장면과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작가 성립은 샤이니의 4집 수록곡 '이별의 길' 무대 영상 작업에 참여, 선과 모노톤으로 샤이니 멤버들의 개성과 매력을 담아냈다.
→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키를 의상 작업에 참여시키는 건 탁월한 선택이다. 자신을 포함해 멤버들의 몸을 잘 알고 있다는 건 의상 디렉터로서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링딩동'과 '루시퍼' 때 태민이 입었던 의상은 단 두 곡 만을 위한 것이라는 게 아쉬울 정도로 예뻤다. '이별의 길'부터 '잠꼬대'까지 멤버들이 착용했던 의상 역시 취향저격이었다. 온유-종현 유닛의 '잠꼬대' 무대 때 화면에선 우주가 등장했는데 두 사람이 입은 의상의 결과 잘 어울렸다.
'컬러 오브 샤이니'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영상과 레이저 등 조명도 화려했다. '프리즘' 때는 정말 프리즘에 빛이 굴절되듯 다양한 색감의 레이저들이 공연장 안을 수놓았다. '초콜릿' 무대에서는 노래처럼 끈적하게 녹아내리는 초콜릿을 화면에서 만날 수 있었다. 또 푸른 빛깔의 피를 형상화한 '얼라이브' 무대 때는 푸른빛의 혈관을 연상시키는 화면이 등장했다.
→ 사실 '초콜릿' 무대의 핵심은 녹아내리는 초콜릿이 아니라 실제 종현의 배에 달려 있던 그것이었다. 곡 말미 살짝 상의를 들었을 때 노출된 그것은 당장이라도 '또각' 잘라먹고 싶을만큼 완벽히 6조각으로 갈라진 초콜릿이었다. 이후 중간 멘트 때 태민은 이 광경에 대해 "춤을 추다 전광판을 봤는데 초콜릿(종현 복근)이 떠 있었다. 녹고 있더라"고 회상했다. 종현은 민망한 듯 "땀에 녹고 있었다"며 웃었고, 한 번 더 보여달라는 팬들의 요청을 외면했다.
'히치하이킹'으로 시작, '매리드 투 더 뮤직', '와이 소 시리어스', '줄리엣'으로 이어지는 강렬한 오프닝을 시작으로 '셜록', '링딩동', '루시퍼', '드림걸', '소 어메이징', '컬러풀' 등 흥겨운 무대 때마다 여지 없이 쏟아지는 무지개 빛 조명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쇼가 되기 충분했다. 흔들림 없는 라이브 소리와 레이저 쇼를 방불케하는 조명, 다채로운 무대 구성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지자 '눈호강', '귀호강'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났다.
→ '트리거' 때 붉은 빛의 조명과 레이저 사용이 돋보였다. 무대 중간 불이 다 꺼졌을 때 멤버들이 노란 빛이 나는 큰 야광봉을 들고 펼친 퍼포먼스는 압도적이었다. 붉은색 레이저가 온유에게 쏟아지며 마치 총이 겨눠지고 있는 것 같이 연출됐을 땐 레이저의 다양한 사용에 감탄했다. 중간중간 다른 멤버들도 사격 사정권 안에 든 것 같은 화면이 연출됐는데, 그 사정권 안에 키가 들어왔을 땐 내 마음도 함께 저격당한 줄.
이번 콘서트는 또 이들의 데뷔곡인 '누난 너무 예뻐'의 아카펠라 버전이나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프리즘', '필 굿', '투명 우산', '소 어메이징' 등의 신곡, 기존 콘서트에서 자주 부르지 않았던 '줄리엣', '홀드 유', '트리거', '방백', '소년, 소녀를 만나다' 등을 세트리스트에 포함시켜 의미를 더했다.
→ '프리즘'-'필 굿'-'투명 우산'-'소 어메이징' 이 네 곡의 신곡만으로도 샤이니의 새 앨범을 기대할 이유는 충분하다. 샤이니의 실험적 음악 세계를 좋아했던 사람도, 이들에게 '누난 너무 예뻐'나 '뷰' 때의 대중성을 기대하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만한 곡들이다. 못 들은 이들을 위한 힌트를 주자면 '무겁지 않다'.
비록 4일 공연 마지막 섹션에서 온유가 발목을 접질리는 사고를 당하면서 새 앨범 타이틀 곡 티징 무대를 올리지 못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이니 5인은 흠잡을 데 없는 무대로 자신들이 왜 8년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를 입증했다.
→ 8년이 아니라 80년이 흘러도 샤이니는 뭐… 발목 부상을 입었음에도 '에브리바디' 무대를 아픈 기색 없이 소화한 온유는 프로였다.
다섯 번째 단독 콘서트 '샤이니월드 V'를 마친 샤이니는 이달 중순께 새 앨범을 발매한다.
→ 그 앨범, 제가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