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특정구역 내 광고물을 자유롭게 설치하는 '한국판 타임스 스퀘어' 1호 유치전에 서울에서 중구, 서초구, 강남구 등 3개 구청이 최종적으로 뛰어들었다. 정부는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 수도권(서울 포함)에서 한 곳을 옥외광고물 자유표구역으로 정할 방침으로 이들 자치구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31일 각 구청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내달 2일 행정자치부에 자유표시구역 1차 접수 마감을 앞두고 이날까지 진행된 시도지사 신청에서 중구, 서초구, 강남구 등이 서류를 냈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에서 요건에 맞춰 신청했는지를 따져 하자가 없으면 이번주 중 행자부로 공을 넘길 예정이다.
그러자 향후 5년간 관련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 8조1000억원, 부가가치 3조6000억원, 5만90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되는 이번 프로젝트에 서울 자치구 3곳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중구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서울역~퇴계로~명동관광특구를 대상지로 낙점했다. DDP 주변 쇼핑센터는 18만여㎡ 면적으로 하루 평균 6만여 명의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2015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서울을 찾는 외국인 방문자 중 명동(77.1%), 동대문시장(60.3%) 순으로 높다.
또 명동과 퇴계로 도심창조 구간에는 넓은 광장과 보행자전용도로(8343㎡), 차없는거리(7308㎡) 등이 자리한다. 박물관 약 10개, 공연장 30여 개 이외에 미술관, 전시관 등 각종 문화시설이 운영 중이다. 아울러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숙박 이용이 가능하다.
서초구는 강남역 사거리 일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앞서 예술의전당, 고속터미널, 서초대로 삼성사옥 인근, 강남대로 신논현역~강남역 구간 등을 검토하고 후보지를 결정했다. 구는 강남역 사거리를 IT 기술이 접목된 문화 미디어밸리로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유명 미디어 작가를 활용한 시민 참여형 랜드마크 상징조형물, 움직이는 키네틱 미디어아트 조형물을 둘 계획이다. 새해 맞이 카운트 다운과 재야의 종 행사, 빛의 거리 조성 등 문화행사를 벌이고자 한다. 대형건물의 디지털 광고물에는 영상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미디어 관리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한다.
강남구는 최근 한국무역협회, 현대자동차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코엑스(coex) 및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중심의 디지털 옥외광고물 구역 추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상반기 타당성용역 발주에 이어 연말께 무역센터와 코엑스몰에 대형전광판을 시범적으로 마련한다. 이어 GBC 준공 시점인 2022년 전후 현대차 사옥에 다채롭고 현란한 광고를 반영,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시킨다.
행자부는 1차적으로 기본적 인프라 등 정량적 요소 점검에 이어 11월 중순까지 2차 평가를 거쳐 이르면 12월 초 전국에서 2~3곳을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지역균형을 고려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각각 1곳씩 지정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행자부 측은 "옥외광고산업 진흥을 도모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라며 "추후 심의위원회가 사업계획에 대해 제출된 입지조건, 경제성, 실현가능성 등 전반을 따져 선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은 디지털광고를 일반·전용주거지역 및 시설보호지구(상업지역은 허용)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다시 말해 '빛 공해' 규제를 받지 않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