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형호의 상생협력(相生協力) "한류 현장에서 새로운 수출을 본다"

2016-08-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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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

[김형호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서양미술 속에 일본의 영향이 나타난 현상을 자포니즘(Japonisme)이라고 한다. 특히 1862년 런던 엑스포를 기점으로 일본의 도자기와 차(茶), 부채, 우키요에 판화 등이 유럽에 소개되면서 일본의 문화 및 예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다. 그러나 양차 대전을 겪으면서 일본문화에 대한 관심은 식어갔다.

1960년대 일본문화는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다. 일본식 영상미를 강조한 아키라 구로자와 감독의 영화와 스시로 대변되는 음식이 일본을 크게 알린 덕분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일본문화가 당시 급성장하던 일본의 전자산업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문화가 긍정적인 국가 브랜드를 만들어 수출상품의 홍보역할을 톡톡히 한 사례다.

일본에 자포니즘이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한류(韓流)가 있다. 한국문화가 해외로 전파돼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한류현상은 1990년대 후반부터 영화, 드라마 등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차 음악, 패션, 음식 등으로 폭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한류열풍은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다.

최근 한류확산의 구심점인 KCON LA행사를 다녀왔다. KCON은 ‘콘텐츠(Contents)’를 기반으로 ‘콘서트(Concert)’와 ‘컨벤션(Convention)’을 융·복합해 한국 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체험을 제공한다는 뜻의 합성어로 CJ E&M에서 2012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한류를 활용해 중소기업 제품 수출을 돕기 위해 KCON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일환으로 준비된 공연은 평균 입장료가 100달러를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2만4000개 좌석이 불과 한 시간 만에 매진됐다. 3시간 동안 이어지는 공연에도 관객들은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미국의 여고생으로 보이는 학생 두 명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800달러를 모아 KCON을 보기위해 알라바마주에서 LA에 왔다"며 "이번 행사책임자와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엔 가슴이 뭉클해졌다.

LA에서 개최된 이번 KCON에는 7만6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최종 집계돼 한류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KCON은 CJ E&M에서 주관하는 대·중소기업 해외동반지출의 대표적인 행사로서 지난 해부터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아랍에미리트, 프랑스 등 지역을 확대되고 있으며 참여하는 기업 수와 관람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KCON의 경우 전체 참가자 수가 20만명 정도로 예상되며 경제적 파급 효과 역시 1조원을 넘을 전망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중소기업 48개사가 참여해 수출상담회, 전시장 현장 판매 등이 이뤄졌다. 수출상담회에서는 상담건수 186건으로 407억원의 상담이 이뤄졌고 올해 계약 예상액은 70억원에 이른다. 전시판매도 많은 성과를 거뒀다. 가져간 물건을 모두 판매한 완판업체는 오앤영코스메틱, 영주코스메틱 등 7개사에 이른다. 또한 아이디어 상품도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40개 중소기업 제품을 유심히 살펴보는 미국인들에게서 우리 중소기업 수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짧은 전시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런 실적을 거둔 것은 행사국가의 지역수요특성을 잘 감안해 준비한 결과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60년대 시작된 일본문화의 확산은 일본제품의 수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열기는 70년대에도 이어져 일본제품의 신화를 써가는 근간이 됐다. 이제 차분히 KCON을 돌아보자. 우리에게는 일본의 영화나 스시를 넘어서는 우리만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다. 바로 한류가 있다.

이제 한류를 단순한 한때의 유행을 뛰어넘어 문화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제조업 분야 등에서 중국의 강력한 도전을 뿌리치고 미래의 먹거리와 차세대 성장 산업화를 위한 보다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전 세계로 뻗어가는 ‘K컬처’와 더불어 우리 중소기업 수출에 더 큰 희망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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