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대부업체들이 ‘30일 무이자 대출’을 미끼로 고객을 유인해 신용등급을 하락시켜 대부업체만 이용하도록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는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30일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은행이든 대부업이든 어떤 기관에서 대출을 받든지 신용평점이 하락하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신용평가사에서는 이는 잘못된 정보라고 주장한다. 우선 KCB에서는 대부업 거래 정보를 신용등급 산정에 활용하지 않는다. 다만, 대부업 대출이 연체돼 이 사실이 신용정보원에 집중돼 정보가 공유될 경우 신용평점이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나이스는 신용등급 산정에 대부업 정보를 활용한다. 그러나 나이스에서는 은행이든 대부업이든 대출을 받은 기관이 어디든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 발생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대출을 받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연체할 가능성이 높아 평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나이스 관계자는 “대출 받은 기관이 완전히 상관 없지는 않으나 특정 업권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더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라면서 “대출금액, 기존 대출 보유 여부, 카드 이용 내역, 과거 연체 이력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용등급을 매긴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 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KCB와 대부업 정보를 활용하는 나이스의 신용등급이 2~3등급 가량 차이가 나면 해당 고객이 대부업체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나이스 관계자는 "KCB와 나이스가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며 "나이스는 연체를 중요하게 보고 KCB는 카드사용 내역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부분에 대한 차이가 크지, 단지 대부업 대출 보유 여부로 등급을 판단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신용평가사에서는 신용관리를 위해서는 연체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이스는 업권과 관계없이 연체에 대해서는 똑같은 폭으로 신용평점을 하락시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30일 무이자를 대부업체의 꼼수로 보는 것은 너무 심한 주장”이라며 “신규 고객을 유인하고 영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대형 대부업체의 마케팅 기법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 대표는 “과거 금융사들이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은 고객의 대출 승인을 거절하거나 이율을 현격히 높였던 점에 비춰 대부업의 이용에 대해서 점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8월부터 대부업 정보가 저축은행에 공유되고 있는 만큼 각 저축은행들이 대부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승인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대부업 정보를 신용평가시스템(CSS)에 적극 활용해 다중채무자를 걸러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