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도연 "'굿와이프' 촬영 내내 도망치고 싶었죠"

2016-08-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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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tvN ‘굿와이프’로 약 11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전도연. | 매니지먼트 숲]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로 2005년 SBS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전도연(43)은 “촬영 내내 매일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끝내고 나니 현장에서 스태프, 동료들과 보냈던 즐거운 시간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전도연은 이 드라마에서 성 스캔들로 추락한 검사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한 김혜경을 연기했다. 나이는 많지만, 경력은 전혀 없고 아이는 둘인, 아내 며느리 엄마로만 살았던 김혜경은 대형 로펌이라는 겉만 번지르르한 정글에 떨어져, 엎어지고 넘어지며 독립된 주체로 성장한다. 그렇게 성장한 김혜경은 뒤늦게 만난 진짜 사랑 서중원(윤계상 분)과의 재혼 대신 이태준(유지태 분)과 쇼윈도 부부로 사는 것을 택한다. 원작인 동명의 미국드라마와 같은 결말이다,

“원작을 따라가려고 택한 결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혜경이 태준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아닐까요? 연기하면서도 태준의 넓은 어깨가 작아 보인다고, 그래서 태준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태준이 잘못을 많이 저질렀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식으로든 잘 해내려고 하는데, 지나치게 목적지향적일 뿐이죠. 그런 태준을 유일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15년을 함께 산 해경이 아닐까요?”
 

[사진 제공=전도연은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성 스캔들에 휩싸인 검사 남편을 대신해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한 주부 김혜경 역을 맡았다. | 매니지먼트 숲]

연출을 맡은 이정효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굿와이프’를 “수동적으로 살다 사회로 내쫓긴 전업주부 혜경의 성장드라마라”고 정의했다. 전도연이 혜경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성장은 무엇일까?

“남자를 이기는 것만이 여성의 성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뇌물을 받아 감옥에 들어간 것도 모자라 외도까지 한 남편과의 삶을 유지하는 혜경을 통해 포용하는 여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건 정말 여자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용서와는 또 다른 포용이요. 혜경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전 혜경을 응원해주고 싶어요. 이 여자가 약해지지 말았으면, 자기 선택에 책임지고 그 안에서 자아를 찾아갔으면 해요.”
 

[사진 제공=전도연은 "만약 tvN 드라마 ‘굿와이프’ 시즌2 제의가 온다면 진지하게 고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매니지먼트 숲]

전도연은 인터뷰 중간중간 자꾸 울었다. 그 중 하나는 딸(박시은 분)과의 대화 장면을 말하면서다. “딸이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장면이었어요. 정말 별 장면이 아니었는데 감정이 북받치더라고요. 좋은 부모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좋은 부모란 ‘내가 너 때문에 어떻게 살았는데!’라고 외치며 희생만 하는 부모가 아니라 어쩌면 행복한 부모가 아닐까 싶어요. 내 행복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죠.”

마지막 촬영 때도 아쉬움에 눈물을 펑펑 쏟았던 전도연은 ‘시즌2에도 출연하겠느냐’는 물음에 질린 듯 고개를 저었다. “마지막 방송을 출연진, 스태프와 다 같이 보는데 아쉬운 마음이 제일 크더라고요. 극 중 인물의 이야기가 저게 끝이 아니겠구나, 또 다른 시작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아무도 시즌2 이야기를 하지 않던 걸요? 감독님 조차요. (웃음) 드라마 힘드니까 다신 안 할거야! 하기에는 좋은 추억들이 너무 많아요. 하지만 시즌2 제의가 오면 정말 진지하게 오랜 시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웃음) 어떤 선택을 하든 저다운 선택을 하겠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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