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범수 "셀트리온 엔터 CEO, 겁먹었다면 시작조차 안 했을 것"

2016-08-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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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직을 맡고 있는 배우 이범수[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어른에게는 어른의 역할이 있다. 배우 이범수(46)는 선배로서, 어른으로서 “제대로 된 구실”을 하길 바랐다. “배우를 꿈꾸던 시절, 실질적인 도움이나 조언을 얻지 못했던 것”이 퍽 억울해 후배들에게만큼은 자신이 겪었던 시련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었다. 단역부터 차근차근 주연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숱한 고비와 어려움을 겪은 이범수는 선배로서 어른으로서 후배들을 향해 손을 내어주고자 했다. 그의 마음과 배려, 현실적인 시각은 그가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직을 맡게 된 것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영화배우에서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직을 맡기까지. 그의 이야기를 묻고 또 들어보았다.

단역부터 차근차근 올라 주연배우 현재는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직을 맡게 되었다
- 이런 과정들은 결국에는 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영역을 확장하는 거다. 배우를 꿈꿔왔고 배우가 된 현재에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고 후배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소속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입 과정이 남다르더라. 후배들의 열정이나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을 지나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 남 일 같지가 않다. 제가 배우를 꿈꿀 때 도움받지 못했던 것들에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는 확실한 도움을 주고 싶다. 제가 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대리 만족이기도 하고.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직을 맡고 있는 배우 이범수[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그렇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진짜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확한 계획을 하고 건강한 투자,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기간에 한 명을 스타로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가요계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조직적으로 시스템화 된 기획사들이 있지 않나. 배우들에게는 왜 그런 기획사가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 셀트리온이라는 대기업에서 콘텐츠 발전을 위해 확장하게 되었고 제가 CEO로 참여하게 되었다.

소속 배우들을 정말 잘 챙기는 것 같더라. 연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이야길 들었다
- 배우들에게 월급을 주고 있다. 연습생 친구들도 그렇고….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님의 판단이었다. 젊은 친구들이 꿈을 가지고 과감하게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것을 철학으로 삼으시는 분인데 저 역시도 공감하는 바다. 그러다 보니 소속 배우들에게도 꿈을 주고 싶고 그것이 가능하게끔 도움을 주고 싶다. 승마나 액션, 카메라 연기, 화술 등 대학교 커리큘럼처럼 훌륭한 강사진을 뽑아 교육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말 대학교 커리큘럼 같다. 현재 교수직을 맡은 게 도움을 준 것 같다. 현실적인 시스템이라고 할까? 배우 지망생들의 현주소를 꿰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 그런 면에서 자부심이 있다. 직접 교육을 맡고 있다 보니 다른 기획사의 교육 시스템과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을 거다. 현실감각도 있고…. 현실적인 계획과 교육, 그리고 복지가 중요한 거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고 있는 배우 이범수[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소속 배우들이 나온 것도 그 영향일까?
- 김희진이나 신수항은 900대 1의 오디션을 보고 당당히 합격한 친구들이다. 우리의 투자가 빛을 발한 순간이기도 하고. 하하하.

후배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는 느낌이다
- 저는 저희 소속사 배우가 아니더라도 좋은 배우가 있으면 무조건 추천을 한다. 그건 아름다운 일이다. 아무 연고가 없는 남이라도 작품을 위해서라면 그래야만 한다. 저는 배우 지망생의 편이다. 아마 제가 제일 가까운 편이 아닐까 싶다. 제가 가진 것이 꿈밖에 없었으니까. 그들의 열정과 꿈을 가장 잘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이 업계에서의 어른으로서 후배들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면?
- 그들이 꿈을 꾸는 장을 열어주고 싶다. 기회를 열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다. 앞으로 수많은 배우가 배출될 거다. 그게 저희 엔터의 목표이고 저희가 투자하는 의의기도 하니까. 미래 스타들이 될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는 거다. 이를테면 기회의 장인 셈이다. 이는 어른이 앞장서서 기회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 할 거야!’하고 움켜쥐는 게 아니라.

CEO로서 고민이 있다면?
- 계획한 대로 꾸준히 실천하고 오차를 줄여가야 할 거다. 시행착오고 겪겠지만 오차를 줄이고 과오를 줄이고 멀리 돌아가지 않게끔. 먼 길을 가야 하는 여정이니까. 장기적으로 보고 꾸준한 에너지와 노력, 꾸준한 관심과 시도를 따라야 한다. 그래서 연예 기획사에서 하지 않는 일들을 하나둘씩 과감하게 해나갈 생각이다. 이것들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고.

셀트리온엔터의 대표직을 맡은 배우 이범수[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여타 연예 기획사와 다르다는 것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과 동시에 겁이 나는 일이기도 할 텐데
- 만약 이런 것이 겁났다면 애초에 연기도 시작하지 않았을 거다. 이게 의미가 있는 일이냐 허무맹랑한 일이냐 현실적으로 보고자 하는데 제 기준에서 이건 전혀 허무맹랑한 일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일도 마찬가지다. 제2의 꿈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게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소신으로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거다.

향후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의 계획은 무엇인가?
- 할리우드 영화사와 합작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서정진 회장님과 LA를 가는데 앞으로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거다. ‘인천상륙작전’이 그 첫 단추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발, 한 발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노하우가 쌓이고 튼튼하게 뿌리는 내리면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모아 멋진 영화를 만들고 싶다. 제작사로서의 목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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